(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버냉키 효과로 1,140원대로 갭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기다리던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발언이 나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후반에 양적완화(QE)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달러화가 1,140원대로 진입할 경우 연고점 수준인 1,145원 테스트가 불가피하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면서 롱플레이와 부딪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출구전략 선회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한차례 파도가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경제가 전망한 대로 회복된다면 올해 말에 자산매입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출구전략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신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중반께 자산 매입을 끝낼 것"이라고 말해 출구전략의 속도까지 밝혔다.

아울러 미국 연준(Fed)은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내년에 6.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Fed가 실업률이 6.5%로 떨어지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해 온데다, 19명의 Fed 위원들 중 다수가 2015년에 첫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는 등 미국은 출구전략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전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버냉키 의장이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면QE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다.

뉴욕증시는 1% 넘게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06.04포인트(1.35%) 하락한 15,112.19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환시 역시 전일 1,130원선으로 반락했던 달러화가 글로벌 달러 강세에 상승 탄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80대에서 81대 중반으로 올랐다.

그동안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달러-원 환율에 제대로 이슈가 선반영되지 못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롱플레이에 나섰다가도 이내 확신을 갖지 못하고 포지션정리에 나섰던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개장초 달러화 갭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급등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42.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7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0.80원)보다 9.95원 급등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30.50원, 고점은 1,144.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버냉키 출구전략 언급에 1,140원대로 갭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가부터 1,140원대로 진입한 후 연고점인 1,145원선을 테스트할 여지도 있다. 다만, 미국 출구전략 이슈가 노출된 상황에서 연고점마저 뚫리면 추격 매수가 제한되거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될 경우 달러화 상승폭이 점차 둔화될 수 있다. 외환당국의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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