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저성장 기조와 엔저, 자금 조달여건 악화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자금 조달 구조 다변화에 힘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창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20일 오후 4시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연합인포맥스 창립 22주년 기념 '그레이트 로테이션(부제: 엔저에 따른 금융 소용돌이)'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최근 기업들 자금 조달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엔저에 따른 기업 재무전략 하반기 전망' 주제로 발표에 나선 윤 상무는 "최근 기업들은 특정 자금 조달처가 경색될 경우를 대비해 은행 차입과 회사채 차입을 적절한 비중으로 분산하고 있다"며 "주거래 은행 외 해외금융기관 등 금융 거래처도 다양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 시점에 상환이 몰리지 않도록 구조를 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원활한 신규 차입과 리볼빙을 하고자 조달 비용이 더 들더라도 분산 구조를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는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은 여느 때보다도 보수적으로 자금 관리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 상무는 "기업들이 자금 흐름에 대한 1차 예측자료를 편성하고 리스크 요인을 추가로 반영해 관리하고 있으며 신규 차입과 대규모 유입 자금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해 자금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CFO에게 수시 보고 체계를 갖춰 예측하기 어려운 금융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어 "기업들이 단기자금 상환능력을 늘리고 충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신용경색과 영업환경 악화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금융기관별로 커미티드라인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커미티드라인은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유사시 외화를 우선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얻는 약정이다.

또, 기업들은 적정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자 지속적인 점검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출액이나 운전자본, 자금수지, 통계적 모형 등을 통해 영업주기를 고려한 현금 소요에 추가로 시장 상황 변동에 따른 예비 자금까지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윤 상무의 설명이다.

신용등급 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그는 "적정 신용등급을 유지하고자 부채비율과 차입금 대비 현금영업이익 비율(Debt to EBITDA),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안정성 비율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신용등급이 A 등급 이상은 돼야 현실적으로 회사채 차입이 가능하다"며 "또, 등급이 하락하면 신규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고, 조달 비용도 비싸져 등급 관리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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