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 진입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출구전략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데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의 1,160원대 진입으로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아시아통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매수가 좀 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일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의식되고 있는 만큼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이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서울환시에서도 일정 부분 소화되도록 1,150원대 진입을 용인할지가 관건이다.

달러화는 전일 1,146원대에 연고점을 기록한 상태다. 그러나 밤사이 이 레벨을 뚫고 올라가면서 시장의 추격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의 후폭풍이 시장의 단기 충격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미국 증시와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신흥국 주가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달러화가 외부 충격을 소화하기 위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신흥국 통화 급락세가 끝나지 않았다며 매도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 남아프리카공화국 자르화, 태국 바트화 등은 당장 팔고 달러화를 사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증시는 2% 넘게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53.87포인트(2.34%) 하락한 14,758.3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1년 11월 9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아시아증시까지 약세를 보이면 달러화가 개장초 1,150원대로 진입할 여지가 있다.

눈여겨볼 것은 1,150원대에서 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들이다. 전일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했던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 여부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환율이 1,150원대로 올라설 경우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버냉키 쇼크에 달러화가 상승하면서 한걸음 물러섰던 수출업체도 1,150원대에서는 한차례 네고물량을 내놓을 수 있다.

개장초부터 달러화가 1,150원대로 진입할 경우 추격 매수가 제한되면서 달러화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1,160원대로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이 지난밤 1,155.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45.70원)보다 7.65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55.00원, 고점은 1,164.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이날 달러화는 개장가부터 역외 NDF 환율을 반영해 1,150원대로 갭업될 것으로 예상된다. NDF 환율이 1,160원대에 고점을 형성하면서 추가 상승할 룸(여지)는 충분한 상태다. 다만, 버냉키 충격을 시장이 소화하도록 외환당국이 내버려둘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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