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4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국채금리의 급등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따라 조정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2년여만에 처음으로 2.50%선을 돌파했다. 이 금리는 지난주에만 36bp 급등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 이후 금리 급등세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당장 금리 반락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채금리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Fed의 양적완화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용지표가 발표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의 6월 고용지표는 다음달 5일에 나온다.

서울채권시장도 패닉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단을 지지할 만한 재료가 없는 데다 시장 수급도 크게 열악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bp 급등한 연 3.04%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를 넘은 것은 지난해 7월11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저항 한번 제대로 못 하고 힘없이 무너졌다. 국고 3년 3.0%선은 채권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조정 연장이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다.

같은 날 3년 국채선물은 41틱이나 내렸다. 장중 일정 수준에서 버티는 분위기였으나 장 마감 5분여를 앞두고서 20틱가량 더 추락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에 더해 휴일을 앞두고 장 막판 국내 기관의 손절성 매도가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대량 손실을 본 기관들이 선물 매도 등으로 헤지에 나서면서 매물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나마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꾸준하게 사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매매 내역을 들여다보면 아직 안심하기엔 일러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주 원화채권을 1조2천억원가량 사들였지만 단기물인 통안채 매수가 1조1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고채 중장기물에 대한 매수가 사라졌다.외국인이 원화채권 시장에서도리스크 회피에 주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국이 장기물 발행 규모를 줄이기로 하는 등 시장 안정방안을 제시한 만큼 커브 스티프닝 압력이 약화될 여지는 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 23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다음달 장기채 발행을 축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7월 국고채 발행계획은 오는 27일 공개된다.

경제부총리는 오전 10시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한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20년물 7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4천억원)을 각각 입찰한다.

▲美 주가는 안정..채권금리 급등세 지속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이틀 동안 큰 폭으로 내린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1.08포인트(0.28%) 상승한 14,799.40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Fed 전문기자인 존 힐센래스가 시장이 Fed의 메시지를 잘못 이해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함에 따라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힐센래스 기자는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생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버냉키 의장과 Fed 위원들은 그 반대되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금리 인상이 머지않아 단행되지 않을 것이며 자산매입 축소가 그보다 훨씬 이전에 시작될 것임을 버냉키 의장이 강조했다고 진단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총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Fed가 제시한 자산매입 축소 시기는 잘못됐다면서 경제가 진전을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멈추는 더 가시적인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해 유럽의 구제기금을 통해 언제 어떻게 은행 직접 자본확충에 나설지를 논의했다.

재무장관들은 전날 유로안정화기구(ESM)를 통해 은행 지원을 위해 600억유로를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채권시장은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2bp 급등한 연 2.528%를 나타냈다. 10년만기 국채금리가 2.50%선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그리스 우려와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성 매입세로 상승했다. 그러나 시장분위기가 매우 민감한 데다 거래량이 적은 상황이어서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반락했다.

지난 19일 벤 버냉키 Fed 의장 발언의 진의를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됐으며 이는 공격적 거래를 제한했고 국채가격을 상승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