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의 항소심 공방이 치열해 지고 있다.

항소심에서 최 회장 형제가 기존 진술을 번복해 공판의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예상보다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애초 재판부는 김 전 대표의 구속 만기를 고려해 이달 중순께 결심공판을 열고 늦어도 8월 안에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충분한 심리를 위해 김준홍 전 대표를 별건으로 추가 기소해 구속만기를 연장하고 최 회장 구속만기인 9월 말까지 선고기일을 미룰지 검토하고 있다.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열번째 공판에서는 이번 사건에 열쇠를 쥔 김준홍 전 대표에 대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의 치열한 심문 공방이 이어졌다.

관심을 끌었던 최태원 회장에 대한 피고 심문은 김 전대표의 심문이 길어지면서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쯤 열릴 전망이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를 핵심 인물로 보고 직권으로 그에 대한 증인 심문을 애초 예정보다 길게 진행했다.

재판부의 심문에서는 김 전 대표는 검찰 조사부터 1심과 2심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세 차례 이상 진술을 바꾼 경위에 대해 "변호인 요청으로 진술을 번복했다. 최 회장을 보호하려는 마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1심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실형을 선고받은 후 기존 진술까지 번복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재판의 분위기는 최 회장 측이 호의적이 못하다는 평이다.

특히, 핵심 증인인 김원홍 씨가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고 SK그룹과 변호인들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나오고 있어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다만, 최 회장 측은 핵심 쟁점인 펀드 자금 인출에 관해서는 최태원 회장이 관련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 수사와 1심 재판 과정에서 펀드 조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다만, 펀드 조성 관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펀드 자금을 인출한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변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재판을 분위기만으로 판결을 예측하긴 어렵다"며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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