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차대조표 불황 경고"

"美 출구전략 까다롭고 어려울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일본의 통화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으므로 재정 측면의 추가 지원이 요구된다고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리처드 쿠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쿠 이코노미스트는 또 한국 경제와 관련해 "일본 경제가 무너진 것이 거품 때문인데 한국 부동산 시장도 거품이 꺼지면 대차대조표 불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통화 정책에 관해 이같이 평가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다소 정상이 아닌(little crazy) 정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 정책이 성공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달 초에 발표한 자신의 보고서 내용을 재차 언급하면서 아베노믹스가 발표되자 외국인 주도로 일본 금융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 정책이 성공한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이미 상승해 시장이 일본은행(BOJ)에 의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쿠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추가 조처를 할 의사를 거듭 밝혔기 때문에 부양책이 더 나올 여지가 있다면서 시장이 꼭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쿠 이코노미스트>



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이 작업이 까다롭고 어려울 것이라며 버냉키 의장이 축소에 성공하려면 운이 좋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ed는 그동안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채를 사들였는데 이를 되돌리려면 장기채를 팔아야 하고 이렇게 되면 기관 투자자와 주택시장이 당혹스러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강하게 반응한 것도 이러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쿠 이코노미스트와의 일문일답.

-- 최근 일본 금융시장이 변동성으로 큰 혼란을 나타냈지만 일본 정부는 현 상황에 만족하는 듯 보인다. 일본의 경기 부양책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 구로다의 통화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 재정쪽에서 역할을 더 해야 한다.

아베노믹스는 다소 정상이 아닌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성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통화 당국이 본원통화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전에도 실패한 정책이다. 일본에 대차대조표 불황이 나타났고 당국의 노력으로 대차대조표가 깨끗하게 정리됐지만 사람들이 더이상 차입하지 않았다. 미국과 같은 문제에 빠진 것이다.

(성공할 이유가 없는) 아베노믹스가 그동안 시장과 밀월을 가진 것은 외인 주도였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다면 금리가 이미 상승하고 있어 BOJ에 의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내세운 세 가지 화살 중 BOJ를 제외하고 두 가지 화살(재정지출 확대.신성장전략)이 현재진행형이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조정은 (성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조처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부양책이 더 나올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이 꼭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 버냉키 의장이 연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다. Fed가 미국 경제에 만족하는 것으로 봐도 되나. 미국에서 이른바 대차대조표 불황이 이제 끝나는 것인가.



▲ 양적완화는 위험한 정책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유동성을 퍼붓고 있는데 사람들이 돈도 안 빌리는 상황에서 유동성이 풀리면서 돈이 쌓이기만 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동성 줄이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Fed가 장기채를 샀기 때문에 이걸 되돌리려면 장기채 팔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관, 주택시장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양적완화 축소는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다. 버냉키 의장이 (축소에) 성공하려면 운이 좋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버냉키 의장 발언 직후 시장이 그렇게 강하게 반응한 것이다.



-- 한국 경제와 관련해 한국이 일본과 같이 저성장, 디플레이션과 같은 문제에 바질 것으로 보나.



▲ 나는 한국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일본 경제가 무너진 것이 거품 때문인데 한국 부동산 시장도 거품이 꺼지면 대차대조표 불황을 겪을 수 있다고 본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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