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월가 전문가들은 26일(미국시간) 미국의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출구전략에 대해 언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민이 커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Fed의 벤 버냉키 의장은 미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한다면 올해 안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분기 GDP가 예상외로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Fed가 상당히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랜드콜트 캐피털의 토드 쉔버거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1.8%를 기록했는데 이는 상당히 걱정스러운 대목이다"라며 "Fed가 그동안 공격적으로 양적완화(QE)를 시행했음에도 성장률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 미 경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쉔버거는 "Fed가 생각하는 미국 경제상황과 실제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이 상황 간에 불일치가 있다"며 "가장 한심한 건 월가에서는 GDP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Fed가 더 오랜 기간 QE를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오르자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꼬집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그 코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GDP 지표는 Fed가 경제상황을 평가하는 데 있어 경솔했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면서 Fed는 경제지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번 지표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GDP 지표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개인소비자지출(미국 경제활동의 ⅔차지)이다. 개인소비자지출은 잠정치인 3.4% 증가에서 2.6%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고 언급했다.

마이클 뮬라니 피듀셔리 트러스트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부진하게 나와 Fed가 양적완화를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엔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패트릭 케이저 이사는 "채권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Fed가 QE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로)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해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도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방크 본오트 앤 시에의 장-폴 제켈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하이증시가 한차례 조정을 거쳤다. 시장이 월말에 접어들면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켈만 CIO는 "중국 인민은행(PBOC)가 유동성 공급을 약속하면서 시장을 단기적으로나마 진정시켰다"고 덧붙였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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