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가 경남은행을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DGB금융과 BS금융의 속내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최고가 매각 원칙은 말 그대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쪽이 경남은행을 가져가게 된다는 뜻이다.

그동안 DGB금융은 점포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없다는 점을, BS금융은 지역 정서가 더 맞다는 점을 앞세워 인수 논리를 펴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정성적 평가는 배제한 채 가격이라는 오로지 정량적, 수치적 평가만을 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셈이다.

DGB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현 정부가 경남은행을 TK(대구·경북)에 밀어줬다는 비판이 일 수 있고, BS금융이 인수하면 대구 지역 민심이 나빠질 위험이 있다.

정치적·지역적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오해의 싹을 아예 자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덤으로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하는 효과도 있다.

DGB금융과 BS금융은 그야말로 '적당히 높은' 가격을 써내기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자산 규모는 각각 37조5천억원, 43조2천억원으로 31조3천억원의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지방은행 1위로 등극하게 된다.

두 은행 모두 경남은행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수 가격이 예상치를 훌쩍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에서는 경남은행의 인수 가격이 예금보험공사의 지분(56.97%)과 프리미엄을 더해 약 1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2조원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자칫 인수자가 '승자의 저주'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솔솔 나오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아직 지방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무리한 인수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지방은행 뿐만 아니라 메이저 금융사가 입질이라도 할 경우 판은 더욱 복잡해진다. 현재 대형 금융지주사 가운데 K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이렇지만 DGB금융과 BS금융이 경쟁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고가 방식이 불합리하지만 현재로선 대안이 없다"며 "DGB금융과 BS금융 가운데 누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문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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