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SK그룹이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 석유화학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중국사업 진출 22년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그룹의 장기적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한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 뚝심과 열정으로 이번 합작사업을 성사시켰다는 평이다.

SK 관계자는 1일 "중국 진출 22년간 SK의 성장이 중국에도 이익이 되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자 했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의 방중이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는 정부와 재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회장이 "중국 사업은 30년의 긴 안목을 보고 추진해야 한다"며 "단기간의 성과를 내려고 조바심을 내지 말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 평소 철학의 결과다.

지난 2006년 최 회장은 시노펙의 왕티엔푸(王天普) 총경리를 만나, 중국의 경제발전과 SK그룹의 성장에 상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논의하던 중, 최 회장이 "중국에 꼭 필요한 것을 먼저 말해달라"고 제안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시노펙이 '산업의 쌀'이라는 에틸렌 분야의 합작사업이 필요하다고 하자, 최 회장은 SK그룹의 기술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하면서 합작사업 추진에 합의했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우한시에 에틸렌을 비롯한 유화제품 생산 공장을 착공했고, 중국 정부의 승인절차에 돌입했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불확실한 경제 등으로 프로젝트는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의 기간산업에 대한 승인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사업은 계속 지연됐다.

합작회사 설립이 어려움에 부딪히자 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최 회장은 2008년 4월 중국으로 날아가 시노펙 CEO 등 임원들을 만나, 중국 정부에 조기비준 협조를 요청했다.

최 회장은 막판 걸림돌이 됐던 발개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지었다. SK그룹이 중국과 동반자가 되고자 노력했던 진정성도 강조했다.

그는 "SK의중국 현지화 전략은 '상호 이익'과 '동반 성장' 철학에 맞춰, 형식적 합작이 아니라 원재료를 공동구매하고 판로도 함께 개척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이 합작 추진에 합의한 이후, 중국 정부와 시노펙 관계자를 면담한 것은 중국 현지에서만 10여 차례에 이른다.

이같은 노력에 SK의 사업 파트너이자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의 왕티엔푸(王天普) 총경리도 최종 계약 서명식에서 "오늘 이 자리는 최태원 회장의 진심 어린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최 회장이 이 자리에 왔어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이만우 PR팀장(전무)은 "최 회장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그룹의 경영이념을 중국에서 직접 보여줌으로써 긍정적인 사업성과가 나왔다"며 "인재양성, 문화교류, 환경보호 등 다양한 활동으로 SK그룹과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높아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작사업은 양사가 최근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완공한 나프타분해설비(NCC) 등에서 에틸렌을 비롯해 총 연산 약 250만t의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총 투자비 3조3천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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