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던 신사업 관련 TF 조직을 해체했다.

해체 이유에 대해 삼성 측은 TF팀의 당초 역할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신사업에서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미래전략실에 있던 신사업추진단이 지난 1일 자로 완전히 해체되고, 소속 임직원이 모두 기존 계열사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사업추진단은 지난 2009년 삼성전자 신사업추진팀이 확대 개편되면서 신설됐다. 이후 삼성은 이 추진단을 통해 지난 2010년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2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삼성 측에서는 TF팀 성격의 신사업추진단이 당초 예정된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해체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신사업추진단은 신수종 사업 구상과 큰 틀의 계획을 짜는 것이 당초 임무였다"며 "이제는 각 신사업이 구체적인 사업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해당 계열사에서 관련 업무를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부에서는 업황 악화 등으로 신사업의 성과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초대 단장이었던 김순택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작년에 돌연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신사업추진단의 추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삼성이 신수종 사업을 선정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지 3년이 지났지만, 일부 성과를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은 사업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자동차용 전지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기면서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고, 폭스바겐과도 거래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의미있는 실적을 올리진 못했고, 특히 올 초 보쉬와의 합작 관계가 청산되면서 사업 부담이 다소 증가한 모습이다.

의료용 기기와 바이오 사업 역시 몇몇 업체를 인수하고 새 법인을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을 꾀하고는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은 없는 상황이다.

LED 사업은 지난 2009년 삼성LED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후 일정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독자적인 운영엔 다소 한계를 보이면서 지난 2011년 말 삼성전자로 흡수합병됐다.

태양광의 경우 업황이 당초 예상과 달리 급격히 악화되면서 삼성SDI가 지난해 결정형 태양전지 생산을 중단하는 등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사업추진단이 해체됐다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던 주체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이는 업황 악화를 고려해 기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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