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도 100일이 훌쩍 지났다.

최 원장의 여러 공과가 오르내리고 있지만, 그의 업무 스타일도 단연 화제다.

최수현 원장은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30년이 넘게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주말에도 어김없이 사무실에 출근하기로 유명하다.

재무부 시절 국고국과 이재국 등 주요 부서에 배치되면서 주말 없이 일해온 습관이 현재도 남아있는 탓이다.

주말에도 업무지시를 받게 되는 아랫사람으로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최 원장의 생각은 다르다.

주말에 시간을 어떻게 쪼개 쓰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주간 업무의 성패가 갈린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최수현 원장이 주중에 여유를 갖고 활용하는 시간은 토요일 오전 정도다.

가까운 산에 오르며 한 주를 돌아보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보낸다.

최 원장은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산에 오르는 일도 있지만 혼자 가방을 꾸려 나오기도 한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금감원장이 된 이후 혼자 생각할 시간이 더 없어졌는데 산을 오르다 보면 복잡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융감독원의 개혁 방안에 대해 말한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체계 개편, 소비자 보호, 관치금융 논란 등 현안이 많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감원을 국민의 신뢰 받는 기관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그는 수석부원장 시절 금감원의 개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혀왔던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출신들의 인사경계를 허물었다.

금감원을 바꾸려면 인사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 원장은 임기 동안 여러 금융 제도 등을 손보며 금감원의 개혁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금감원의 개혁이 이뤄지면 금융정책도 자연스레 공익을 위한 방향으로 하나씩 실천에 옮겨진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라고 전해진다.

한번 의지를 드러내면 끝까지 추진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 그를 지켜봐 온 주변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때로는 일에 너무 몰두해 아랫사람들이 힘들어한 적도 있지만 한번 추진한 일을 도중에 쉽게 중단하지 않는다"면서 "원칙을 내세워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점이 금감원장으로서는 최대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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