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공은 다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쪽으로 넘어갔다.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이른바 '대박(서프라이즈)'을 쳤기 때문이다. 이제는 연준이 답할 차례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11일(한국시간) 새벽 5시10분 전미경제조사회(NBER)가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참석해 공개연설을 한다. 그가 6월 통화정책 회의 때 밝혔던 출구전략 시간표에 이번 고용 대박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응답할 것이라는기대가 높다. 이에 앞서 새벽 3시에 6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3단계 출구전략(2013년 양적완화(QE) 축소-2014년 QE 중단-2015년 금리인상)이 나오게 된 깊숙하고 내밀한 정보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 이후 월가에선 연준의 출구전략 집행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 9월 출구전략 집행론이 가장 눈에 띈다. 애초 12월말로 예상했던 QE 축소 시기가 9월말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투자은행(IB)들은 QE 축소 시기를 애초 12월에서 9월로 수정했다. 현재 850억달러인 월간 채권매입 규모가 9월 FOMC에서 650억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담긴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2.72%(22bp 급등)까지 올라 2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엔이 101엔을 넘는 등 각종 금융지표가 들썩이는 건 출구전략 조기가시화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섣불리 출구전략에 착수하긴 이르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6월에 기록한 월간 고용(19만 5천명)은 시장의 예상치(16만명)보다는 훨씬 많은 것이긴 하지만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길 만큼 강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6월 고용지표를 놓고 "강하지만 아주 강하진 않은(Strong, but not too strong)"라고 표현했고, 블룸버그의 매튜 클라인 칼럼니스트는 "너무 흥분하지 말라(Don't get too excited)"며 주의를 당부했다. 9월 출구전략론을 예상한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조차도 "고용지표의 면면을 보면 약간 들쭉날쭉한 부분도 있다. 고용시장에 아직 부진한 부분도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출구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월가에서 논쟁을 벌이는 테마는 속도다. 비판론자들은 연준이 점진적인 출구전략에 착수할 것으로 보는 반면, 급진론자들은 빠른 속도의 출구전략을 예상한다. 절충론자들은 지표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6월 고용대박 이후 7~8월의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런 까닭에 7월 통화정책회의(30~31일)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과 주택 등 미국 경제지표의 트렌드를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내용을 설명할 버냉키의 기자회견도 없다.(연준은 1년에 네 차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만 의장의 기자회견을 한다.)

6월 고용지표에 대한 연준의 입장은 11일 버냉키 의장의 연설에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9월 출구전략론을 놓고 월가에서 계산하고 있는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 역시 그날 버냉키의 입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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