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천수답 장세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 국채금리가 폭등세를 보인 데 따라 큰 폭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했던 미국의 6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상당히 양호한 수준으로 나왔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19만5천명 늘어 다우존스 조사치 16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뉴욕 주식시장은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에 초점을 맞추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20bp 넘게 폭등하며 2.70%선 위로 올라섰다.

고용지표 호조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당초 12월에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한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지표 발표 후 9월로 앞당겼다.

골드만삭스의 잰 해치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9월 자산매입 축소를 전망한다면서 "9월 자산매입 축소는 기정사실은 아니며 여전히 12월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모든 것을 종합해서 봤을 때, 즉 Fed의 언급과 지표를 보면 9월이 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미 10년만기 국채금리가 2.9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서울채권시장은 버냉키 쇼크의 재판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0일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사실상의 출구전략을 선언하고서 미 국채 10년물은 15bp 급등했고, 이 영향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13bp나 치솟았다.

금리 급등을 제어할 만한 강세 재료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지만,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해 시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를 강화할 수 있는 분위기인 데다 무엇보다 국내 기관의 손절성 매물이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손절이 손절을 부르는 악순환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유럽 변수가 우호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따라 미국의 긴축 전환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는 일정부분 약화한 상태다.

포르투갈의 정국 불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로존 전반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포르투갈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국채 발행과 내년 구제금융 철수가 더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경제부총리는 오전 10시30분 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주재한다. 오후 2시에는 국민대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다.

▲美 채권금리 고용지표 호조에 폭등 = 지난 주말 10년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양적완화 축소 전망으로 2.70% 위로 급등했다.

5일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2bp 급등한 연 2.725%를 보였다.

이 금리는 2.725%까지 올라 2011년 8월1일(2.858%)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상승폭은 하루 상승폭으로 2010년 12월 이후 최대다.

30년만기 국채금리는 19bp 높아진 3.687%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17bp 오른 1.595%를 기록했다.

6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19만5천명 늘어 다우존스 조사치 16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5월과 4월 고용은 각각 19만5천명과 19만9천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고용이 크게 늘었음에도 구직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7.6%를 보였다.

뉴욕증시는 6월 고용지표 호조로 경기회복 기대가 일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47.29포인트(0.98%) 상승한 15,135.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6.48포인트(1.02%) 높아진 1,631.89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71포인트(1.04%) 높아진 3,479.38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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