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재계를 대표하는 조직인 대한상공회의소를 지난 2005년부터 이끌어온 손경식 회장이 지난 8일 사의를 표명했다.

손 회장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따라서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당분간 대한상의를 이끌 전망이다.

과거 전경련 회장 선출을 놓고 진통을 겪은 사례를 볼 때 '이동근 체제'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9일 재계는 보고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정부와 재계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어 경제단체 수장 자리는 누구에게나 부담이다.

일단 후임자는 16명으로 구성된 서울상의 부회장단에서 뽑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면면을 볼 때 대한상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기꺼이 떠맡을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상의 부회장단은 강덕수 STX팬오션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심경섭 한화 사장, 박용만 두산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오너가 부재중인 한화나 실적과 재무개선이 힘써야 할 두산, 대한항공, 사실상 그룹 해체 절차를 밟는 STX 등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을 겨를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인 만큼 10대 그룹 쪽에서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게 보면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으로 압축된다. 다만, 김반석 부회장의 경우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범LG가가 주요 경제단체 수장을 맡는다는 구설수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머지 셋 중에서는 이인원 부회장이 47년생으로 가장 연장자이고 강호문 부회장은 50년생, 하성민 사장은 57년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나 평소 대한상의 일에 적극적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등을 꼽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을 GS그룹 오너가 맡고 있기 때문에 주요 그룹 오너 회장이 가장 좋겠지만, 해당 조건에 맞는 박용만 회장이 그룹 사정이나 나이를 볼 때 이를 맡을지 의문"이라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을 겸하기 때문에 우선 서울상의 임시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부터 선출한다. 여기서 사실상 대한상의 회장을 뽑는 셈이다.

이후 전국의 상의 회장들을 포함한 대한상의 총회를 열어 최종 선출 절차를 밟는다.

모두 과반참석에 과반찬성이다.

서울상의 임시 의원총회에는 서울상의 부회장단과 서울상의 임원 102명이 참석하는데 손 회장과 이동근 상근부회장을 제외하면 100명이고, 대한상의 총회에 참석할 인원은 104명이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