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에서 별다른 새로운 점을 찾지 못한 분위기다.

특히 FOMC의사록에서 구체적인 양적완화 조기 축소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ed 위원 절반이 연말 양적완화 종료를 예상했고 나머지는 2014년까지 자산매입이 지속되는 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일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발언도 글로벌 달러 약세 쪽에 무게를 실었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6.5%까지 하락한다 해도 상당기간 단기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accommotive) 통화정책이 당분간 필요하다는 말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축소 발언을 함으로써 지난 6주 동안 시장에 일부 변동성이 나타났지만 지금 Fed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지금 설명하고 언급하는 것은 더 많은 어려운 상황을 피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서울환시에서 그동안 양적완화 연내 조기 축소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달러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일부 롱스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68포인트(0.06%) 낮은 15,291.66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들어 조선과 중공업체 수주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달러화는 1,150원선 부근으로 오를 때마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부딪쳤다. 달러화 상승 기대감이 약해진 상태다. 버냉키 의장의 수습 발언에 양적완화 축소 기대마저 시들해지면서 네고물량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한진중공업[097230]은 남미 선주로부터 2천75억원 규모의 벌크선 4척을 수주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공시했다. 현대미포조선도 '돌'(Dole Food Company)사로부터 냉동 컨테이너 운반선 3척을 수주했다. 수주 액수는 1억6천500만달러(약 1천879억원) 규모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9일 아시아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총 4천812억원이다.

아직 이들 중공업체의 물량이 환시에서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으나 달러 매도 심리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33.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7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5.80원)보다 3.8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33.50원, 고점은 1,138.2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들어 중공업체 선박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어 달러 매수세가 현저히 위축된 상태다.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양적완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 서울환시도 달러 매도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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