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여의도 증권가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엄청난 양의 리포트가 쏟아진다.

리포트 홍수다보니 대부분의 리포트가 `하루살이' 신세인데, 최근 그야말로 발간하자마자 동이 난 리포트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거시경제, 산업 분석이 아닌 대한민국 입시를 파헤친 `교육의 정석Ⅱ'다.

여의도에서 웬 입시냐고 의아할 만하지만, 알만한 사람 사이에선 이미 입 소문이 파다한 문제작(?)이다.

이 리포트는 작년 5월 증권업계는 물론, 강남 엄마,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못 구해 안달이 난 뒤 재발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교육의 정석Ⅰ'에 이어 2타석 연속 홈런을 쳤다.

3일 저자인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많이 알고 분석하고 있다. 혼자 알고 묵히기는 아깝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게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리포트에서 던진 질문은 눈길을 확 끈다.

"국제중, 외고, 과학고, 자율고 가야 하나요?" "국제중학교 입시, 아내의 자격 드라마처럼 홍선생에게 준비해야 하나요?" "내신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꼭 수시에 지원해야 할까요?"

대답은 "국제중 입학 후 외고, 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에 유리해졌습니다" "명문대 진학에 여전히 외고,과학고가 강자입니다" "과학고에 가려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준비하세요" "2012학년도 수시는 재학생과 재주생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전년도처럼 무제한 수시지원을 통한 얻어걸리기 식의 지원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입시 정보는 덤이다.

그는 "돈을 주고 설명회를 하는 업체도 많은데, 객관적인 데이터로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는 게 흥미를 끈 것 같다"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를 모두 아우르는 것도 폭발적인 관심의 이유"라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김 애널리스트는 몰려드는 이메일, 전화, 설명회에 몸이 모자랄 정도다. 수많은 자료를 발간했지만 재발간 이후에도 계속 자료 수요가 끊이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그 스스로도 애널리스트로서 보기 드문 일은 경험했다고 말한다.

대장주인 메가스터디 주가가 꺾이면서 주식시장에서 교육업종은 사실 마이너섹터가 됐다. 교육업종만 맡고 있는 애널리스트가 손에 꼽힐 정도고,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도 많지 않다.

14년차인 김 애널리스트는 고집스레 교육주를 분석하면서 수년간 교육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출산 휴가 때조차 베스트 애널리스트 상을 받으러 나왔던 일은 증권업계에서 두고 회자된다.

그는 "수시전형확대,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입시전형의 다양화는 사교육 주식에 부담요인이지만, 아들을 둔 엄마 입장에서는 최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입시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잘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미있는 작업인 만큼 내년에도 업데이트를 해 `교육의 정석Ⅲ'을 내놓고 싶지만, 주업무가 아니라 부가 업무인 만큼 여력이 돼야 할 것 같다"는 그는 "아이의 강점을 잘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부모들이 학력고사시절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이것저것 다 하기보다는 내신 중심, 수시에 논술 중심, 수시 특별전형으로 갈 지 전략을 잘 짜라"고 강조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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