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선진국보다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절상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외환거래의 축소 조짐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해당 자산의 펀더멘털과 관계없이 금융 및 경제상황이 불안하면 안전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불안이 완화되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거래가 축소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미래 기대수익보다 투자손실에 대한 위험에 가중치는 두는 소위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거래가 축소되면서 앞으로 특정통화 가치가 해당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을 많이 반영하게 되고, 이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 해당국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당초 많은 전문가가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올해 상반기에 하락하다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보이는 하반기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안정과 맞물려 글로벌 외환시장의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거래 축소가 본격화되면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의 절상이 올해 하반기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외환시장의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거래가 축소될 것이란 견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유로화와 위험통화 사이의 상관관계가 줄어든 점 ▲위험선호도를 나타내는 VIX지수가 떨어진 점 ▲유로화 캐리트레이드 거래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유동성 프로그램 실행 계획 발표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유로화와 위험통화 간의 상관관계가 현저하게 줄었고, VIX지수가 현재 20 수준으로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근접하는 등 투자자들이 특정자산에 대한 투자 여부 결정시 위험요인을 더 이상 크게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작년 12월 이후 유로화 약세 및 ECB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을 배경으로 저비용으로 유로화를 차입해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통화에 투자하는 유로화 캐리 거래가 확대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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