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 투자자의 호응을 받았던 한국전력 계열 발전 자회사의 회사채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달 19일 5ㆍ10ㆍ20년물로 1천억원씩 총 3천억원 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로 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은 전일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입찰을 실시했다.

발행 예정분의 80%인 2천400억원의 자금만 들어왔다.

세부적으로 5년물에 500억원, 10년물과 20년물에 각각 1천억원과 900억원의 수요가 집계됐다. 10년물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미달난 셈이다.

한수원은 증권사가 총액인수할 수 없는 일괄신고제를 채택한 탓에 목표한 발행액을 채우지 못하고 2천400억원만 찍게 된다.

한수원의 입찰 결과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이들 발전 자회사의 회사채는 리스크 측면에서 국고채와 크게 다를 건 없지만, 국고채보다 많게는 수십 bp의 금리를 얹어 줬기 때문에 그동안 목표 발행액의 3~5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최근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은 극복할 수 없었다.

기관 투자자는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을 피하고자 관망세로 돌아섰고 결국 한수원 회사채에 대한 외면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사실, 발전사 회사채에 대한 수요 부족 현상은 지난달 말부터 예견된 측면이 있다.

한국전력 계열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25일 1천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전과는 달리 입찰 규모는 발행 예정액의 1.9배 수준에서 머물렀다.

평소보다 수요 부진을 겪으면서 남동발전은 5년물과 7년물 회사채를 각각 3.59%와 3.70%로 발행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을 보고 발행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 한수원은 남동발전보다 오히려 좋은 않은 결과를 받게 됐다.

발전 자회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여겨진 장기물조차 투자자의 선호를 크게 받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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