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13~17일) 달러-원 환율은 그리스의 구제금융 최종 승인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위험회피에 따른 반등세를 보일 전망이다.

유로존 재무장관(유로그룹)은 오는 15일 회의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리스 의회는 결국 긴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그룹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불안감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2차 구제금융이 지원돼도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위험투자 심리도 조정 기미를 나타내는 데 따라 달러화는 주 초반 상승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증시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지속하는 만큼, 그리스 구제금융 최종 승인 이후에는 달러화가 재차 반락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라앉지 않는 그리스 우려 = 그리스를 둘러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유로그룹은 오는 15일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승인을 위한 회의를 앞두고 그리스에 ▶긴축 조치 및 경제개혁에 대한 의회 비준 ▶올해 재정에서 추가로 3억2천500만 유로 지출 감축 계획 제시 ▶4월 총선 이후에 누가 정권을 잡아도 긴축 및 경제개혁을 약속대로 진행한다고 보장 등을 선결조건으로 요구했다.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그리스는 나머지 두 개 조건에 대해서도 합의를 해야 한다.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주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를 제한할 수가 있는 셈이다.

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구제금융 자금을 에스크로 계좌(특별 계좌)에 예치해 두고 그리스의 긴축 이행 상황에 따라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자는 안을 내놓는 등 그리스 지원 문제는 쉽게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추가 긴축 시 경제성장률이 더욱 악화되면서 결국 디폴트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주 초반에는 그리스 관련 불안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거래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亞 통화 숏커버 조짐 = 그리스 우려가 지속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아시아 통화들에 대한 일제 숏커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뉴욕시장 기준) 1.0785달러에서 1.0659달러로 1.17%나 절하됐다.

싱가포르 달러와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도 1% 내외로 절하되면서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012년 호주달러-달러 환율 흐름>

특히 지속적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온 호주달러의 반락 폭이 큰 점은 호주달러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키운다.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누적된 아시아통화 매수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 최종 승인을 둘러싼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역외 투자자들이 우선 차익실현에 나선 후 포지션 재정정에 나서려 한다면 달러화는 상승 우위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증시 외국인 유입은 여전.. 다만 증시로의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지속하는 점은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 해결 시 달러화의 재반락 가능성을 키운다.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수 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순매수 강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주 증시에서도 1조1천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오는 2월말 유럽중앙은행(ECB)의 6천억유로 규모 추가 장기대출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도 대기 중인 만큼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유입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주 중반 그리스 구제금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달러화는 외국인 증시 유입에 힘입어 재차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많지 않다.

통계청은 오는 15일 '1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지난 12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하고, 15일에는 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내놓는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주요 지표들이 다수 발표되는 만큼 지표 발표에 따른 달러화의 변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1일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8%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2월에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는 15일에는 '1월 신규주택착공'과 '주택착공허가'가 각각 발표된다. 신규주책 착공 등은 12월 대비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날 '2월 뉴욕 연은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 '1월 산업생산' 결과도 나온다.

16일에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와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나오고, 다음날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1월 CPI는 0.3%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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