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13일~17일) 서울채권시장은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 통과 여부에 따른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채권 저가매수 등이 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국내외 금융시장의 눈은 그리스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의 구제금융 실행 등에 따라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이 통과된다면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함께 채권시장의 조정 흐름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박스권 상단으로 올라선 금리 레벨에 대해 저가매수도 활발히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15일 1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1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시아개발은행(ADB)-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 국제컨퍼런스 오찬 연설을 한다.

한국은행은 14일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무역수지 및 무역조건을 발표하고, 지난해 12월 29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한은은 15일 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내놓고, 16일에는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7일 금융협의회를 개최한다.

▲그리스 우려, 일단락된다나= 이번 주 유로존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이번 주를 계기로 일단락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그리스 내각은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받는 조건으로 요구된 긴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된다. 현재 과도정부를 구성한 사회당과 중도우파 신민당 당수들은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대혼란을 초래할 파산을 막는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긴축안의 비준을 호소하고 있다. 양당은 의회에서 전체 300석 가운데 236석을 차지하고 있어 라오스 의원 16명 전원과 소속 의원 일부가 이탈해도 긴축안 승인에 필요한 과반 찬성을 얻는 게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지난주 2월 금통위 기자 간담회에서 "며칠 내에 그리스 문제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그리스뿐 아니라 유로존 자체의 지속가능한 문제 차원에서 해결의 가닥이 보이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도 며칠 전에 비해 개선된 추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리스 우려 둔화 등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된다면 채권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관들의 저가매수 관점도 적지 않다. 결국 유로존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리, 박스권 이탈 어려울 듯"= 전문가들도 그리스 문제 해결 여부 등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채권 조정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 조정에 따른 저가매수 유입 등으로 시장의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은 위험선호(Risk On) 모드가 이어지면서 채권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며, 금리 박스권 상단의 지지력에 대한 시험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며, 유동성 효과가 약화되면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시기는 이번 주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승인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국내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기대를 접기에는 이르다"며 "2분기 초까지는 현재 지루한 박스권이 이어질 것이며, 커브는 소폭의 플래트닝 기대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고3년 기준 박스권 상단인 3.45%에서는 매수관점 접근이 긍정적일 것"이라며 "박스권 하단은 경기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올 것을 감안해 3.3% 중반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 금통위가 언급한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이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중장기 금리의 반등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장기금리는 전저점을 테스트하기보다 박스권 상단에 머물 것"이라고 추정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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