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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자기 과신에 빠진다. 자기 과신이라는 것은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고 위험을 과소평가하며 자신의 통제력을 과대평가하는 문제를 낳는다. 이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누구나 자신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라는 현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은 투자 의사결정과정에서 자기과신 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말미암아 곤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자기 과신을 입증하는 수많은 실험을 했다. 예컨대 학자들은 사람들이 동전 던지기의 결과에 대하여 돈을 거는 경우, 언제 돈을 거느냐에 따라 액수가 달라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구체적으로 말하여 동전을 미리 던지고 결과를 숨긴 다음에 돈을 걸라고 하면, 사람들은 적은 돈을 건다. 그러나 동전을 던지기 전에 돈을 걸라고 하면 보다 많은 돈을 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입으로 동전 던지기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행동한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주식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투자자가 어떤 주식을 매수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주식은 시장에 있는 수많은 주식의 하나였다. 그러나 투자자가 그 주식을 매수하는 순간, 그는 마치 앞으로 그 주식의 주가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진다. 마치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착각 때문에 많은 사람은 정작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예상과는 달리 하락하더라도 쉽게 청산하여 손실을 확정하지 못하고 질질 끌고 가는 것이다.

누구나 ‘틀릴 수’ 있다. 나 역시 예상이 틀릴 때가 있다(아니다. 오히려 틀릴 때가 더 많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재빨리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틀렸다는 사실을 신속하게 인정하면 인정할수록 그만큼 손실 규모는 줄어드는 법이다.

이제까지 나는 현재의 주식시장은 하락파동의 와중에 나타나는 반등 파동, 즉 B파동이라고 생각해왔다. 따라서 주가는 도중에 가끔 오르기도 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주가의 움직임을 볼 때 내가 잘못 판단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물론 ‘대세’에 대한 생각이므로 주가 단위의 전망과는 약간의 시차가 있을 수 있겠으나 여하간 나의 예상과 실제의 시장이 좀 달리 움직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요즘 나의 심각한 고민이 바로 이것이다. 조금만 더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면 무언가 결정이 나겠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일단 지난주에 코스피지수는 난공불락의 저항선으로 간주되던 2,000선을 넘겼다. 지난주 6일(월요일)의 바로 이 자리에서 주장하였듯이 (그리고 과거 경험으로 비추어보더라도) 시장에서 중요한 지지선이나 저항선으로 간주되는 수준은 ‘반드시’ 돌파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2,000선이 중요한 저항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기필코 2,000선은 뚫릴 수밖에 없고, 반대로 예컨대 1,700선을 중요한 지지선이라고 간주하고 있다면 이 수준 역시 결국무너지기 마련이다. 그게 시장이다.

더구나 일단 2,000을 넘겼으니 남은 문제는 2,000선이 돌파되느냐 여부가 아니라,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느냐’일 터. 그런데 기술적분석 이론으로 말하여 통상 중요한 지지선이나 저항선을 확실하게 돌파하였는지를 판단하는 데에는 3일 혹은 5일 법칙이 있다. 저항선 혹은 지지선을 넘기고 나서 3일 이상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3일 법칙이다. 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하여 최소한 5일 이상 저항선 혹은 지지선이 돌파된 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것이 5일 법칙이다.

지난주에 지수는 2,000선을 넘기기는 하였으나 그 위에서 달랑 이틀 머무르는데 그쳤다. 따라서 ‘법칙’에 의한다면 저항선을 완벽하게 뚫었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저항선 위에서 3일도 채 머무르지 못하고 밀린데다 직후에도 회복하지 못한다면 추세는 자칫 하락세로 흐를 우려도 있다. 당장 이번 주 초반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단 차트로 보아 이번 주 초반에 2,000을 즉각 회복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된다. 그동안의 상승추세가 가팔랐고, 또한 쉼 없이 주가가 오르기도 하였으므로 약간의 휴식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주 초반에는 주가가 하락할 공산이 높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지난주 금요일에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캔들에 음선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치열한 매수-매도세간의 공방에서 매도세가 승리하였다는 증거이다. 아울러 스토캐스틱 등을 비롯한 단기 기술적지표들은 과열권으로 올라섰다. 당장 오늘(2월13일), 지수가 약간이라도 밀리면 이들은 즉각 매도신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추세는 상승세이다. 일목균형표에서 구름 상단을 확연하게 넘어선데다 이제는 주간 단위로도 구름을 넘어섰으니 이런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주 초반에는 주가가 밀릴 수도 있으나 그것을 두고 단박에 비관론을 펼치기는 시기상조이다.

전환선이 걸쳐있는 1,975선, 그리고 20일 이동평균선이 버티는 1,945선 등이 각각 강력한 지지선의 역할을 하리라 예상한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은 내 생각과 다른지라 고백하거니와 좀 헷갈린다. 하지만, 달러-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추세가 확연히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달러-원은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 ‘방향’의 문제로 고민할 일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하락하는 방향은 정해졌는데, 대체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1,120원은 별달리 지지선의 역할도 하지 못했다. 지난주 달러-원은 1,120원을 쉽사리 넘나들었으니 이제는 그것을 지지선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당국이 1,120원 이하로 하락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도 그리 강력해 보이지 않는다. 다시 1,120원 이하로 밀리더라도 전혀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주가이든 환율이든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은 드물다.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법이다. 주가는 그동안 내내 상승하였으니 이번 주, 하다못해 주 초반에라도 약간의 하락조정이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달러-원 환율의 경우도 그동안 내내 하락하였으니 약간의 반등은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방향이 워낙 뻔한지라 반등이 있더라도 제한적이겠다.

솔직히 1,120원 이하에서의 ‘숏’ 플레이는 좀 겁난다. 그 아래에 1,100원의 지지가 너무나도 강력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120원 위쪽이라면 매도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은 있겠다. 반등이 있을 때마다 매도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20일 선이 걸쳐있는 1,130원 정도가 1차 반등 목표이다. 그 이상은? 글쎄... 그때 가서 생각할 노릇.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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