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의 경착륙 논란과 미국의 출구전략이 지난주의 핫이슈였다면 이번 주는 아베노믹스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을 누르고 공명당과 함께 연립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중간평가로 여겨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승리한 것은 아베노믹스가 국민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자민당 정권은 자신감을 갖고 아베노믹스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성장전략 나올까 = 중의원과 참의원을 동시에 장악한 것은 아베의 향후 정책추진 동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6년간 일본 정치권은 중의원과 참의원을 서로 다른 정당이 장악해 정책추진력이 약했고 정권의 수명도 짧아진 배경이 됐다. 아베의 중ㆍ참의원 장악은 장기집권의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의 진행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엔저도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엔 100엔은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가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공개하지 못했던 각종 경제 정책들도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법 개정과 법인세 인하, 소비세 인상 등 각종 구조 개혁 등이 그것이다. 예컨대 노동법 개정은 감원을 키워드로 하는 것이어서 선거를 앞두고 발표하기엔 부담이 큰 이슈였다. 그러나 선거 이후엔 큰 부담없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는 지난 6월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성장전략)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참의원 선거 이후에 아베가 어떤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올가을 2차 성장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월 성장전략이 미흡했던 만큼 이를 보완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재가동 문제도 하반기에 핵심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재가동은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물량이 많아 무역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민당의 구미를 끄는 이슈지만 민심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국제사회 비판은 없지만…거꾸로 가는 정책 비판론 = 아베노믹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해가고 있다. 지난 주말 모스크바에서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이하 재무장관회의)는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한 신흥국의 견제가 핵심 의제였다. 미국에 이슈가 집중되는 바람에 아베노믹스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갔다. 회의 전부터 주요 이슈가 아니라는 분석이 많았다.

G20이 이번에 아베노믹스에 대해 내린 평가는 4월 G20 회의에서 합의했던 내용과 같다. 4월 회의 당시 G20은 일본이 내수진작 목적에 맞게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해야 하며 여기에는 강력한 재정건전화 노력과 구조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었다. 이를 두고 G20이 아베노믹스에 면죄부를 줬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 평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아베노믹스는 세계적인 흐름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올해 세계 중앙은행의 핵심 키워드는 "우리의 역할은 끝났다"이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연차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중단하고 지금부터는 정부와 민간이 나서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돈 풀기만으로는 경제회복을 이끌 수 없다는 점을 정책집행자들이 깨달았다는 자기고백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3단계 출구전략이 나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개별 국가의 정부 역할을 주문하는 건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온 결과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의 돈 풀기는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경제회복을 유도하는 역할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값싼 자금의 방출을 지속했다가는 부작용만 커질 수 있다. 돈풀기를 핵심으로 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이러한 흐름과 역행하는 것이다. 세계의 흐름과 거꾸로 가는 아베노믹스의 성패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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