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의 원조 '캐시카우'인 반도체 사업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치열했던 '치킨게임'을 이겨낸 성과여서 앞으로 전망도 비교적 밝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반도체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6천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0.9% 늘어났음에도 영업익은 70.9%나 급증한 것이다. 그만큼 수익성이 좋아져 영업이익률은 무려 20.2%를 나타냈다.

반도체사업은 스마트폰 사업이 '대박'나기 전까지는 실질적으로 삼성전자를 먹여 살렸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 시점을 전후해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1위에 오른 후 20년 넘게 그 자리를 지켰다.

게다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AP(스마트폰용 CPU)를 중심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시장 선두업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메모리반도체의 최대 수요 제품인 PC 판매가 갈수록 부진해진데다, 업체 간에 무분별한 '증설 경쟁'으로 D램 가격은 폭락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떨어지기 시작해 작년 1분기의 경우 영업익이 1조원 이하인 7천억원에 머물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영업이익률도 8.8%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떨어지던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지난 2분기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것은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에서 수급상황 개선된데다 모바일향 제품의 판매 증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치킨게임을 통해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데다, 업체들이 D램 생산 라인을 대거 모바일용으로 전환하면서 PC D램 가격이 올해 들어 80%가량 급등했다.

업황이 개선되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고부가·차별화' 제품 비중을 확대했고, 10나노급 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로서 고무적인 것은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 중심의 수요뿐만 아니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다양한 제품의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업계 구조조정 등으로 수급 안정화 기조가 앞으로 몇 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모바일 수요 견조세가 지속되고 계절적 영향으로 PC용 D램 수요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로 시장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황이 다소 회복되고 있는 메모리 부문에서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고,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14나노 등 첨단 공정기술을 강화해 전체적인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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