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의 계열사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때마침 해외에 장기 체류하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귀국함으로써 앞으로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달 20일 일본으로 출국하고 나서 37일 만에 귀국한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 들어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이 유독 길었다. 실제로 연초부터 3개월간 하와이와 일본 등에 체류했고, 지난 5월에도 20일가량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등 5개월가량을 해외에 있었다.

이 회장이 해외로 자리를 비우는 동안 국내에 있는 삼성 사업장에서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이 회장 귀국 하루 전에는 울산 소재 삼성정밀화학 합작사 공장 신축현장에서 물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는 등 총 15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특히 해당 공사의 시공을 삼성엔지니어링이 맡아 이번 사고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울산에서 사고가 나기 하루 전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협력사 직원 4명이 암모니아로 추정되는 가스 냄새를 맡고 신고한 후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 암모니아 누출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사고가 신고된 화성사업장이 올해 들어 두 번이나 불산가스가 누출됐던 곳이라 주변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로 화성사업장에서는 올 1월과 5월에 두 차례에 걸쳐 불산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사고 때 불산 누출로 협력사 직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한 후 삼성 측은 대대적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또다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울산의 삼성정밀화학공장에서도 염소가스가 누출돼 6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또, 지난 24일에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3라인 LED 생산공장 옥상에서 대기측정을 하던 도중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화재는 20여 분만에 진화돼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하루가량 LED 생산라인 가동이 멈추는 등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삼성 계열사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작년까지 꼬박꼬박 출근하던 이 회장이 올해 들어 해외에 장기 체류하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그룹 안팎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이 회장이 직접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올해는 해외에서 경영구상 등에 몰두하자 공교롭게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이 회장이 귀국해 다시 한번 그룹 전체적으로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장님의 귀국은 이미 예정돼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장님 귀국과 상관없이 안전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 등은 담당자들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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