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국내 대표적인 '종합상사' 중 하나인 대우인터내셔널(대우인터)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제조업 등 비주력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는 자원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인조피혁과 제지, 유통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조부문 수익성이 작고 기업의 역량을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기 위해서다.



◇ 전통적 상사사업의 '한계'…'금융 결합' 등 새로운 시도 = 현재 대우인터의 사업은 크게 무역과 자원개발, 제조 및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무역부문은 4개 무역 네트워크(지사 및 무역법인)를 통해 철강·금속과 화학·석유제품, 기계·운송장비 등의 수출입거래와 해외 플랜트, 인프라 구축 등 해외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이 부문은 전체 당기순익에서 41.94%(올 1분기 말)를 차지하고 있어 현재 대우인터의 주력 사업이다.

자원개발부문은 국내외 에너지와 광물, 식량자원 등을 개발하고 담당하고 있고, 전사 당기순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16.32% 수준이다.

이 외에 제조 및 기타부문은 섬유와 면사, 제지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역할로 당기순익 비중은 15.08%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우인터의 사업구조 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우선 제조업체들이 자체적인 해외영업망을 확충해 직수출을 확대하면서 종합상사의 역할이 꾸준히 축소되다 보니 대우인터의 주력인 무역부문의 수익성도 약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대우인터 관계자는 "지난 2010년 포스코로 편입된 후 철강 트레이딩 물량 등이 크게 늘면서 최근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통적인 무역사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 때문에 단순한 종합상사를 뛰어넘는 '종합사업회사'로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인터는 단순한 상품 수출과 중개 영역을 넘어 구매처와 판매처의 생산 및 판매를 지원하는 금융과 다수의 제조업체, 건설회사가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 기획 등으로 역할 확대를 꾀하고 있다.



◇ '미얀마 성공'을 계기로 '자원개발'에 주력 = 무엇보다 대우인터는 '자원개발' 회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그 변화 시도가 실제 현실화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페루 유전과 베트남 11-2 광구에서 나오는 매출이 자원개발 매출의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미얀마 광구를 통해 관련 수익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는 지난 2000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석유와 가스 탐사권을 획득하고 나서 13년 동안 총 1조3천89억원(올 1분기말 기준)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서 대우인터는 지난 2008년 12월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 자회사와 향후 30년 장기 판매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 관계자는 "올 4분기에 세전이익 400억원 가량을 시작으로 앞으로 미얀마 가스전에서만 연간 4천억원 정도의 세전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페루 유전과 오만LNG 가스전 등에도 지분참여를 하고 있고, 미얀마 육상 광구에서도 셰일가스 개발사업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의 암바토비 니켈광에도 4%의 지분투자를 해 작년 7월 생산을 시작해 앞으로 29년 동안 연간 6만t의 니켈과 5천600t의 코발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에도 5%의 지분을 투자해 앞으로 연간 600만t의 유연탄을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대우인터는 아프리카와 남미, 호주 지역 등에서 구리와 우라늄, 주석 광산 등 다양한 탐사를 진행하고 있고, 동남아와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대두와 밀, 옥수수 등 전략품종 재배 농장 개발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수익원 중 첫째는 트레이딩이고 둘째는 자원개발이지만, 내년에는 자원개발 이익이 트레이딩 부문을 앞설 것"이라며 "세전 이익을 기준으로 지난해 27% 수준인 자원개발 사업의 비중을 오는 2017년에 66%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조업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 이어질 듯 = 대우인터는 이처럼 '자원개발' 회사로 변모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시멘트와 유통, 피혁 등 비주력 계열사는 대거 정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작년 6월에는 적자를 내던 산둥(山東)시멘트를 현금 750억원과 채권 회수 1천550억원 등 총 2천300억원에 매각했다.

그즈음 리스마르 대우어패럴과 미얀마 대우인터내셔널, 대우STC어패럴의 봉제사업부 등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는 법인도 일괄 처분했다.

최근에는 장부가액 920억원 수준인 부산공장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장은 대우그룹의 모태가 된 회사로 자동차 시트와 운동화 등에 들어가는 인조피혁을 만드는 곳이다.

또, 대우인터는 작년 말부터 장부가액 848억원 수준인 대우백화점의 인수자도 물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등에서 제지를 생산하는 대우제지의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6년 설립된 대우제지는 지난 2005년까지는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매각 등의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이 추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계열사의 처분이 추진되면서 제조 부문에서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면사를 생산하는 페르가나 면방법인과 부하라 면방법인 등 일부 사업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단 산하에서 외형 확장을 중시한 경향이 있었지만, 포스코로 편입된 후에는 사업재편 차원에서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아직 남아있는 비주력 자산 등도 꾸준히 처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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