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75% 이상 경영정상화 방안에 동의

강덕수 STX 회장 "채권단에 깊은 감사"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가 본격화한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1일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경영정상화 절차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STX조선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4개월만이다.

STX조선의 채권단 가운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제외한 6곳의 채권 은행들은 이날 산은에 경영정상화 방안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STX조선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자금지원과 함께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STX조선과 ㈜STX도 이날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과의 MOU 체결 안건을 의결했다.

채권단은 STX조선에 1조8천5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수입신용장 대금 3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1조2천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인데 이미 지원한 8천500억원을 감안하면 올해만 2조500억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내년에 지원할 6천500억원과 수입신용장 지원액까지 합치면 총 지원 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중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주주 100대1, 소액주주 3대1의 차등 무상감자를 추진하고, 6천900억원 가량의 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STX조선의 주인은 채권단으로 바뀌고 강덕수 STX 회장과 ㈜STX는 소수주주로 전락한다.

다만 채권단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강덕수 회장의 경영 참여를 보장할 가능성이 크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24일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가 채권단으로 바뀌더라도 강덕수 회장의 역할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채권단에서 결정할 문제다"고 전제하면서도 "강 회장이 STX그룹을 설립했고 사업과 관련한 딜에 관여했고,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계신 분이어서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STX조선은 자율협약 MOU를 체결한 직후 채권단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강덕수 STX 회장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과 주주, 협력업체, 지역사회에 큰 우려와 부담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면서 "채권단이 자율협약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만큼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뼈를 깎는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그간 부진했던 수주활동에 집중해 조기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STX그룹 구조조정의 핵심 계열사이자 가장 규모가 큰 STX조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 MOU를 체결한 만큼 STX엔진과 STX중공업, ㈜STX, 포스텍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도 곧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