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을 유지할 것이라 밝혔음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Fed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끝에 성명을 내고 매달 850억달러에 이르는 모기지담보증권(MBS) 및 국채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경기 평가를 '완만한(moderate)' 성장에서 '보통의(modest)'의 성장으로 다소 하향 조정하고 모기지 금리 상승과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했다.

이번 FOMC 성명에서 양적완화(QE)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호조를 나타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연율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0.9%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부문 고용은 20만명 늘어났다. 월가에서는 18만3천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7월 미국 중서부 지역의 기업활동은 확장세를 이어갔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1.6에서 52.3으로 상승했다. 이는 다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 54.0을 밑도는 것이다.

미 국채가격은 Fed의 자산매입 유지와 월말 포지션 조정에 따른 매입세로 상승했다.

미 달러화는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어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으나 경제지표 호조로 낙폭이 제한됐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자산매입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1.05포인트(0.14%) 하락한 15,499.5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23포인트(0.01%) 떨어진 1,685.7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90포인트(0.27%) 오른 3,626.3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분기 GDP와 7월 ADP 전미고용보고서 등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것에 고무돼 상승 출발했다.

장 중반 이후 지수는 한때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며 FOMC 성명이 자산매입 유지 정책을 밝혔음에도 막판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RDM 파이낸셜그룹의 마이클 셸든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성명은 시장이 원하는 것이었다"면서 "Fed는 성명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은 금리 상승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 두 가지 요인은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강화하지 않는 한 Fed가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한때 기업공개(IPO) 때의 공모가 38달러를 웃돌았으나 최근 크게 오른 데 따른 여파로 2.2% 하락한 채로 마쳤다.

백화점 체인업체 JC페니는 CIT가 소규모 제조업체의 페니 점포로의 물품 배달 지원을 갑작스럽게 중단한다고 뉴욕 포스트가 보도함에 따라 10% 넘게 급락했다.

◆채권시장= 미 국채가격은 Fed의 비둘기파적 태도와 월말 포지션 조정에 따른 매입세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8/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낮아진 2.58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4bp 빠진 3.644%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내린 1.385%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고용과 성장률 지표 발표 뒤 장중 한때 2.706%까지 올라 23개월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시카고 PMI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시장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후 오후 2시 FOMC 성명이 발표되고 나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660% 수준에서 2.612%로 하락했다. 이는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된 데다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어떠한 힌트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9월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한 세력들이 많아 FOMC 성명 발표 이전까지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Fed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한 데다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 시장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고 새롭게 밝혀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이들은 풀이했다.

이들은 FOMC 성명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됐다면서 Fed가 경제 전망을 '완만한' 성장에서 '보통의'의 성장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국채가격 상승 재료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 달 2일 나올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국채시장에 매우 중요한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재정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현 시점부터 오는 9월까지 2년과 3년 만기 국채 발행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채 발행 규모 축소는 재정 개선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재무부는 덧붙였다.

재무부는 다음 주에 72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입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 난 3년간의 발행 규모와 같은 것이다.

◆외환시장= 미 달러화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 미언급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으나 경제지표 호조로 낙폭이 제한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8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03엔보다 0.14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02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62달러보다 0.0040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0.22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02엔보다 0.20엔 상승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Fed가 이번 회의에서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는 거래자들이 증가했다. 오는 9월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세력 역시 늘어났다.

그러나 오후에 발표된 FOMC 성명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자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이는 이번 FOMC 성명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것으로 기대해 달러 롱(매수)포지션을 취했던 일부 거래자들이 비둘기파적 성명에 달러를 매도했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비둘기파적 태도를 취했지만, 다음 달 2일 나올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호조를 나타낸다면 오는 9월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용지표 결과가 나온 이후에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날 달러화의 낙폭이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은 다음날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의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ECB와 BOE 모두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유시장= 뉴욕 유가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Fed의 양적완화 정책 유지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5달러(1.9%) 오른 105.03달러에 마쳤다.

7월 들어 유가는 약 8.8%나 올랐다.

2분기 GDP와 ADP 전미고용보고서가 모두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지만,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내 한때 유가 상승을 제한하기도 했다.

미 에너저정보청(EIA)은 지난 7월26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4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0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80만배럴 증가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5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5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8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74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OMC 정례회의 성명에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에 따라 유가가 급격한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Fed가 양적완화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져 유가가 105달러대로 재진입했다고 부연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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