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110조3천325억원의 매출액에 18조3천10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영업이익은 50.7% 각각 늘었다.

재계와 IB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조차도 '삼성전자는 다른 나라 기업 같다'고 놀라워했다. 이는 다른 기업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뜻도 된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마트폰과 자동차만 잘 나간다'는 말이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스마트폰만 잘 나간다'는 말로 바뀌었다.



◇현대차 영업이익 감소…철강ㆍ건설 업황 부진 지속 = 2일 연합인포맥스 실적판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매출액은 44조5천5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8%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조2천750억원으로 7.7%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11.0%에서 9.6%로 떨어졌다.

현대차가 품질 면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제값 받기'로 승승장구해왔던 터라 영업이익 감소는 충격이다.

노조의 휴일특근 거부로 국내 공장 생산이 차질을 빚었고 인건비 상승이 악재로 작용했다. 내수 부진과 1분기 리콜 충당금도 영향을 줬다. 내수 판매 부진을 해외에서 메웠으나 전열을 가다듬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영업이익도 21.0% 감소했다.

건설과 철강, 조선업황의 부진은 올해 상반기도 이어졌다.

GS건설은 무려 6천94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28.5% 감소했다. 내수 위주의 건설사의 부진은 말할 것도 없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6천19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1% 줄었다. 국제 신용평가사는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영업이익도 36.8% 감소했다.

조선업종의 대표주자인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천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아직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오지 않은 항공과 해운업종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만 잘나가, 아니 삼성만 잘나가 = LG전자는 지난 분기 1천2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1천만대를 돌파하고도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폰 강국의 위상을 과시했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61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이 2.0%에 불과한 것. 삼성전자의 관련 부문 수익성도 하락했으나 LG전자의 경우 보급형 확산과 마케팅 비용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또, 올 상반기 LG전자의 전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8천28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7%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 회복까지 업은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9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하반기에 1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올해 2조9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LG전자와의 격차를 더 확대할 기세다.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확연히 다른 수익성을 보였다. 지난 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률은 13.7%에 달했으나 LG디스플레이는 5.6%에 그쳤다. 중소형 패널의 주요 고객의 실적 차이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흑자 전환 이후 영업이익 규모를 늘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불황기에 선전한 기업들 = 글로벌 경기침체와 해당 업황 부진에도 빛나는 실적을 보인 기업들도 있다.

건설업종에서 현대건설은 상반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상반기보다 24.8%나 늘려 다른 건설사의 부러움을 샀다. 대우건설도 9.9%, 대림산업도 7.3%씩 영업이익 규모를 확대했다. 수익성 위주의 해외 공사 수주에 집중한 영향이다.

LG하우시스의 실적도 돋보인다.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무려 249.9% 증가했다. 리모델링 수요가 모처럼 살아나 건축자재 부분 실적이 좋아졌고 해외 인조대리석 사업도 호조를 나타냈다. 또 스마트폰 단말기에 사용되는 점착소재 등 고기능소재부품의 성장도 이어졌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과 동시에 1조4천306억원에 달했다. 많은 우려에도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태원 회장이 비록 옥 중에 있으나 '행운아'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내수 부문에서 모처럼 웃은 업종도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4%, 312.2% 증가했다. LTE망 구축으로 투자 비용이 줄었고 무엇보다 당국 제재로 이동통신 보조금을 줄인 영향이 컸다.

유통부문인 CJ오쇼핑과 GS홈쇼핑 등 홈쇼핑업체들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성공적인 M&A로 덩치를 키운 LG생활건강은 올해도 2005년 이후 이어진 '전년동기대비 분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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