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총수 리스크'로 위기에 빠진 그룹을 이끌고자 지난달 초 만들어진 '경영위원회'의 지침을 실현하기 위해 각 계열사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영위는 손경식 회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대표 5명이 모여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경영위는 직원들 사기 진작에 최선을 다하고,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하면서 현금흐름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밝힌 바 있다.

◇ '직원 다독여야'…각 대표들 '분주' = 5일 업계에 따르면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최근 각 영업지역을 방문해 세일즈 에이전트(SA)를 만나고 있다.

SA와 접촉을 통해 현재의 판매 현황 등 영업 관련 사항을 보고받는 게 주된 목적이지만 최근에는 조금 달랐다.

CJ제일제당의 한 SA는 "영업에 대한 사항보다도 직원들을 다독이는 데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면서 "영업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주고 물어봤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의 구속과 함께 실적악화로 침체한 회사 분위기를 살리고자 했다는 것.

CJ제일제당은 올해 2분기 국제 라이신 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13% 감소했다. 달러-원 환율도 예상치보다 약 40원 가까이 하락해 파생상품 손실도 커지면서 당기순익도 97.13% 줄었다.

국제 라이신 가격이 경기 흐름을 타는 만큼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렵다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고 이에 CJ제일제당 및 대부분 계열사는 영업비용을 삭감했고, 팀 내 회식조차 최소한으로 줄이라고 권고했다. 이른바 '구조혁신'이다.

CJ프레시웨이와 CJ푸드빌 등도 구조혁신 과정에서 대표가 수시로 직원들과 접촉해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자주 전달하고 있다.

◇ 투자는 예정대로 = '뼈를 깎는' 비용절감을 시행하고 있지만, CJ는 투자에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계열이 CJ헬로비전과 CJ CGV, CJ대한통운.

CJ헬로비전은 올해만 4곳의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인수할 예정이다. 나라방송은 인수를 마쳤고 영서와 호남, 전북방송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3곳의 인수가만 2천200억원이 넘는다. 인수를 마치면 CJ헬로비전은 총 39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추가로 몇몇 SO와 접촉은 하고 있지만, 일단은 올해는 인수한 이들 4곳의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신경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버냉크 쇼크'로 국내 채권시장이 크게 변화하면서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을 주로 발행해왔지만, SO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다시 회사채 발행 채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오는 2015년까지 극장을 최대 60개까지 늘릴 방침을 고수하는 CJ CGV도 마찬가지다. CJ CGV는 최근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조정되면서 조달비용 감축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도 최근 미국의 물류업체 S사의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M&A 매물을 계속 찾고 있다. 최소한 1조원의 매출 규모를 가진 업체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들 계열사는 자금 조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의 크게 변화할 시기에 개별민평금리 수준보다 금리 몇 bp를 얹어 사모사채 발행을 유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금리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CJ계열의 입장과 달랐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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