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원화채 보유 100조원 시대를 여는 등 서울 채권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포지션을 줄이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환율이 외국인 원화채 투자 동향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주(7월29일~8월2일)국채를 중심으로 총 2천682억원의 원화채권을 순매도했다. 국채선물에서도 누적 포지션을 이번주에 순매도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신흥국에서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줄이면서 원화채 비중 축소 가능성을예고한 바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 거론된 6월 이후 동행성이 강화된 10년물 국채수익률과 달러-원 환율>



말레이시아 국채의 절반 가까이 소화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부터 포지션을 대거 축소했다. 말레이시아 국채 10년물은5월22일연 3.06%에 거래됐지만 지난주말 기준으로 연 4.07%로 100bp나 금리가 치솟았다.

외국인들이 국채 물량의 4분의 1 가량을 소화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최근 몸살을 겪고 있다.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줄이면서 한 때 연 5.5% 수준까지 갔던 10년물 유통 수익률이8.3%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7% 수준으로 반락했다.

원화채도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지난 3월28일2.73%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한 때 3.68%(6월24일)에서 고점을 형성한 뒤지난주말 3.58% 수준에 거래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 현지 딜러 등은 외국인이 최근 금리 절대 수준보다 달러화 강세 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현지에서 신흥국 채권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한 딜러는 외국인이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국채 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점은 달러화 강세 기조에 베팅하는 행태로 볼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채권 전체 발행 물량의 20% 가량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도 외환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라 달러화 강세 기조가 향후 외국인 투자 동향의 바로 미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과 국고채 10년물 유통수익률은 미국의 출구 전략 가능성이 제기된 6월 이후 동행성을 강화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달 29일 장중 1,108원에서 저가를 형성한 뒤 지난 2일 1,123원에 종가를 형성하는 등 상승세로 돌아섰고, 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46%에서 3.58% 동행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부터 외국인 투자 동향을 보려면 글로벌 달러화 등 환율 동향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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