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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빠른 육상 100미터 달리기 남자선수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대부분 사람은‘우사인 볼트’라는 이름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남자선수는 누구냐?”라는 이어지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종종 강의하다가 이 질문을 던지는데, 참으로 사람들은 2등의 이름은 잘 모른다. 그래서 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던 어떤 개그맨의 유행어를 흉내 내어 수강생들을 웃긴다. 주된‘레퍼토리’의 하나이다.

참고로 말한다면, 저스틴 게이틀린(이 선수는 ‘2등’이라면 섭섭하겠다. 지난 6월의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되레 볼트를 제치고 우승하였다!), 타이슨 게이, 마이클 로저스, 요한 블레이크 등이 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쟁쟁한 육상선수들이다. 2등의 이름도 좀 기억해주어야 하지 않겠나?

그건 그렇고, 이런 모습을 상상해보자. 볼트, 게이틀린, 게이, 로저스, 블레이크 등이 올림픽 육상 100미터 결승에 나섰다고 하자. 총성이 울리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결승선을 향하여 달린다. 그리고 우리의 예상대로 볼트가 선두에 나서더니 마침내 1위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1등이다!

그런데, 선착으로 100미터 결승점에 이른 우사인 볼트는 결승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제자리에 정지하는가? 이제는 더 달릴 필요가 없으니 결승점에서 곧장 ‘정지’하는가 말이다. 그렇지 않다. 누구나 다 알 듯이 우샤인 볼트는 이제까지 달려오던 탄력 탓에 결승점을 지나쳐 한참이나 더 달린다. 100미터 결승점에 닿았다고 달리던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하지만 100미터 결승점에 당도하기 전까지 볼트가 달리던 힘과, 100미터 결승점에 당도한 이후 볼트가 달리는 힘에는 현격히 차이가 있다. 당연히 결승점 이전까지 그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하면서 전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일단 결승점을 지나치면 그래도 더 달리지만, 속력은 줄고, 볼트는 곧 달리는 일을 멈춘다.

다 아는 이야기, 뻔한 말이지 않은가? 물론이다. 그러나 여기에 ‘진리’가 숨어 있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주식시장의 주가가 내내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 지표들도 과열권에 이르렀다. RSI는 70선에 육박했고, CCI도 200선이 거의 근접하였으며 스토캐스틱 역시 %라인과 %D 라인 모두 85선을 돌파하였다.

비유한다면 ‘우사인 볼트가 100미터 결승점을 통과한 것’이다. 볼트가 결승점을 통과하여도 한동안은 달리던 탄력에 의하여 더 달리듯이 주가 역시 기술적 지표들이 과열권에 접어들었음에도 상승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100미터 결승점을 통과한 볼트는 곧 달리기를 멈출 것이다. 주가도 같다. 그동안 꽤 올랐으니 이제는 슬슬 조정국면에 접어들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주가가 어디까지 올라가다가 상승을 멈추고 조정국면으로 접어들까? 그건 알 수 없다. 결승점을 지나친 우사인 볼트가 어디까지 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건 순전히 볼트 마음이다. 그가 신났고 힘이 넘친다면 운동장을 몇 바퀴나 더 돌 터이고, 그렇지 않다면 조금 달리다가 말 것이다. 주가도 같다. 꼭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시장에 맡겨둘 수밖에 없는 노릇. 다만, 여러 기술적 지표들의 움직임으로 미루어볼 때 지금이 단기적으로나마과열국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사실을 말한다면 나는 지난주의 이 칼럼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펼쳤다. 주가가 더 오르기는 하겠지만, 상승에 미련을 두고 매수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한 주일 내내 지수는 1,910에서 1,923까지 달랑 13포인트 올랐다. 물론 내리지 않았으니 다행이지만, ‘화끈한 상승’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똑같은 현상이 이번 주에도 되풀이되리라 예상된다.

(원고를 마무리하려다 언뜻 일목균형표 시간론을 살폈는데, 흥미있는 현상이 엿보인다. 지난 금요일(8월2일)은 2,013의 단기고점을 기록했던 5월31일에서 45일째 되는 날이다. 그런데 5월31일은 그 이전 역시 2,013의 단기고점을 만든 3월29일로부터 44일째 되는 날이었다. 아울러 3월29일은 단기바닥(1,930)이 나타난 1월28일로부터 43일째이다. 43, 44 혹은 45라는 숫자는 일목균형표의 42에 해당되는 중요한 핵심수치.그런데다 8월2일은 1,770까지 처박혔던 6월25일에서 29일째인데, 이 29라는 수치는 4월19일의 바닥에서 5월30일의 꼭지에 이르는 기간이기도 하였다. 결국, 8월2일이 꽤 중요한 변화일이라는 말이 된다. 변화일을 전후한 주가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지난주에 만났던 한 지인은 내가 그 전주에 떠들었던 “1,114원 지지선” 주장을 비웃었다고 하였다. (실제로 1,114원은 살짝 지켜지는 것 같더니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가 비웃었대도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최근 달러-원 환율은 여름을 타는 듯 별로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다.

환율은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을 무너뜨리면서 즉각 하락세로 내려앉는 꼴이더니 다시금 슬슬 구름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면 곤란하다. 통상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구름 안으로 들어서면 앞이 보이지 않듯, 환율이나 주가의 방향성도 구름 안에서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기술적 지표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TRIX는 이제 바닥에서 다시 매수신호를 나타내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는 ‘롱’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스토캐스틱은 거의 꼭지에 이르러 당장에라도매도신호를 나타낼 참이다. 이것으로는 오히려 ‘숏’을 주장해야 한다. 지표들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차를 운전하다가 네거리에 정지했다. 신호등이 바뀌더니 하나는 파란색이 되고 또 다른 신호등은 빨간색이 되었다고 하자.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야 하나? 아니면 더 서 있어야 하나? 참으로 헷갈린다. 요즘 달러-원 차트의 기술적 지표가 그 짝이다. 롱인가 숏인가?

현재 달러-원이 넘어서려 애쓰는 구름은 보기만 하더라도 두께가 꽤 된다. 상당히 두텁다. 얼마전 환율이 구름 위에서 아래로 내려섰을 때의 구름은 상, 하단의 차이가 채 1원도 되지 못하였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상단 1,141원, 하단 1,123원이므로 18원이나 된다. 그걸 넘어서야 다시 추세가 바뀐다. 결국 단박에 돌파할 가능성은 희박하겠다. 아래로 1,100원이 뻔히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그럼에도 위로 치솟기에는 힘이 부치는그림이다.

방향성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겠지만, 굳이 우긴다면 아무래도 ‘숏’이 나아 보인다. (다음 주는 필자 휴가로 한 주일 쉽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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