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오진우 기자 =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 연달아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으나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가 상승하더라도 수출업체가 달러 매도에 나서기에 좋은 시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전망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4일 무디스와 S&P의 무더기 등급 강등 소식에도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 중반으로 레벨을 높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의 학습 효과가 있는데다 유로-달러 환율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전반적으로 1,110원대 부근에서 달러-원 하락 모멘텀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신용등급 강등은 학습 효과가 있어 달러-원 하락폭이 제한적인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1,120원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으나 전일 고점인 1,126원대 위로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유입되고 있어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유로-달러 환율 하락으로 대부분 반영된 듯하다"면서 "장초반 달러화가 등급 강등 재료를 반영하더라도 1,125.00원선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무디스 등급 강등 소식에 일부 숏커버가 나타날 수 있으나 롱 포지션으로 돌아서는 참가자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S&P가 등급 전망을 내린 국가들이다"고 분석했다.

유로존 등급 강등의 여파를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소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그간 달러화 하락세에 좀처럼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 수출업체들이 대거 달러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C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도 "달러화가 오르면 팔려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등급 강등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 유럽발 뉴스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이라며 "달러화가 상승한다 해도 최근 중공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는 만큼 좋은 매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초반 반등이 있더라도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그간 달러-원 환율 하락세와 글로벌 주가 상승에 조정의 빌미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E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증시 조정과 동시에 이뤄진다면 달러-원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로화도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증시와 환율이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등급 강등은 늘 있던 재료지만 글로벌 증시 상승세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달러화도 박스권 상단인 1,130원대로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무디스는 스페인, 포르투갈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전일 이탈리아 은행 34곳의 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스페인 은행 15곳의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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