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국채금리와 주가가 모처럼 동시에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매입 선호가 나타난 데 따라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매파 발언으로 9월 양적완화 축소설이 꾸준하게 제기되는 것은 강세폭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9월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밤에도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가 만약 고용시장에서 계속해서 현 수준의 개선 추세가 나타난다면 자산매입 축소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조기 축소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맞아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이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어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 한 금리결정 자체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 출구전략 시나리오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에 주목된다. 김 총재가 미국 양적완화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언급하고 경고를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시각을 참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총재와 금통위가 중국 경기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도 금리가 움직일 여지가 있다.

지난달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우리나라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을 들었다.

일본의 엔저(円低) 현상이 하방위험 변수에서 빠졌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중국에 대한 판단이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면 인접국가의 위험은 상당 부분 완화하는 것으로 평가돼 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총재가 미국의 출구전략 불확실성을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방향이 안갯속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금리동결 기조 연장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

물가 전망도 관심사다. 아직은 1%대 상승률의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김 총재가 하반기와 내년 물가 상승 가능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이 역시 채권시장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나올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갈수록 통화완화 기조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에 따라 시장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는 오전 9시 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다.

▲美 채권시장 입찰 호조에 강세..주가는 하락 = 미국 국채가격은 긍정적 입찰 수요에다 세계 주요국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5.5bp 하락한 연 2.593%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3bp 내린 1.362%를 보였다.

이날 재무부는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외국인 낙찰률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낙찰금리는 연 2.620%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5배를 보여 지난 6차례 평균인 2.74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6.3%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39.5%를 웃돌았다.

뉴욕증시는 Fed의 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살아나 사흘 연속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8.07포인트(0.31%) 하락한 15,470.6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설을 통해 만약 고용시장에서 계속해서 현 수준의 개선 추세가 나타난다면 자산매입 축소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언제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지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연설은 취소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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