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건설경기가 심상치않습니다. 지난해보다 국내 건설수주액이 11개월 연속 감소하는가 하면 주요 대형건설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실적은 반 토막이 아니라 반의 반 토막이 났습니다. 공공공사도 안전판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정부는 과도한 SOC 투자를 정상화시키겠다며 관련 예산 축소를 선언했습니다. 주택 거래가 급감한 탓에 경기 회복도 어렵고, 경제 주체들이 겪는 고통도 혹독합니다. 노동자들은 건설사를 찾아와 일을 달라고 시위를 합니다. 정부의 빠듯한 살림살이는 이해하지만, SOC 투자가 복지라는 건설업계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봤으면 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3회에 걸쳐 SOC 등 건설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남승표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미국과 한국의 경기 온도 차가 심각하다. 미국은 주택 시장이 주도하면서 경제도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한국은 주택ㆍ건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경기가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거래량을 잠정 집계한 결과 총 3만2천355건으로 작년 같은달 5만1천216건대비 36.8% 감소했다. 이는 6년 만에 월 거래량으로 최고치였던 지난 6월(12만9천907건)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수준이다.

거래량의 급감에 따른 주택시장 냉각은 주요 대형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재개발·재건축 수주실적의 동반 추락도 가져왔다. 연합인포맥스가 주요 대형건설사의 올해 상반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1조 7천15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 9천716억 원의 28.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최근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따른 모기지 금리의 상승에도 주택 경기가 꾸준히 좋아지면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6월 미국 신규주택 매매는 49.7만건으로 전월비 8.3%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48.2만건도 웃돌았으며 200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매매실적이다. 또 재고소진일 수도 올해 1월 이후 처음 3개월대로 떨어졌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7월 NAHB 주택시장 지수가 7년래 최고치를 보였고, 앞으로 6개월래 주택 구입의사 역시 호황기 수준을 보이는 등 미국의 주택수요는 견고할 것"이라며 "미국의 주택 경기 호조와 최근 개선된 서비스업 경기가 미국 경제가 나빠질 위험을 지켜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주택판매, 2012년 이후 회복세 지속(좌), 주택공급도 회복 지속(우)>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례와 비교하며 국내는 주택 경기의 부진으로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는 데다 최근 수출마저 증가가 주춤거리면서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사업체 등 내수에 파급효과가 큰 주택과 건설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경완 건설협회 부장은 "이례적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건설수주액이 30% 가까이 하락하고 월별수주액이 11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현재는 건설 기성액이 증가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이 마저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건설경기의 동행·선행 지표가 모두 떨어지는 불황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 부장은 "건설 불황을 막으려면 정부가 우선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작업부터 신속하게 해야 한다"며 "거래가 건설시장 정상화에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송인호 한국개발원(KDI) 연구위원도 "미국 주택경기의 호조로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미국 경제 전반이 좋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주택경기가 살아나면 소비 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소비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인 미국 보다는 못하지만 우리나라도 50%의 비중은 된다"며 "주택 거래가 정상화돼야만 자산의 유동성이 획보되면서 소비부문도 살아날 수 있고, '렌트 푸어'나 '하우스 푸어'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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