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하면서 파업수순을 밟자 협상 재개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는 현대차 노조는 대의원들의 쟁의발생 결의 만장일치를 촉구하는 등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를 거쳐 오는 13일 쟁의행위 여부를 묻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가진 후 과반수로 가결되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이 예년보다 충분한 논의 시간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64일에 걸친 18차 교섭 후, 작년에는 66일 동안 9차 교섭 만에 협상이 결렬됐지만, 올해에는 89일 동안 18차 교섭을 진행했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요구안을 2회독 하는 등 원만한 타결을 위해 3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전혀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일괄제시 요구도 무시하는 등 시간 끌기를 통해 현 집행부의 교섭력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상여금 800%,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1세 연장, 노조활동 면책특권 보장 및 대학 미진학 자녀에 대한 취업 지원금 1천만원 등 노조의 요구안이 180개 조항으로 방대한 만큼 충분한 시간을 들여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는 노조의 일방적 교섭결렬 선언 이후 회사 소식지를 통해 "작년 파업에 따른 임금손실 등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피해로 돌아왔다"며 "노사간 이견을 좁혀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무리한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여론의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해외공장 가동률을 높여 파업 장기화 시 대체생산도 가능한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측의 이러한 태도가 노조의 파업 의지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진전된 제시안을 내놓으면 노조가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서로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 파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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