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거대 포털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계에 남긴 상처는 깊었다. 직접사업을 철수하고 플랫폼 사업자로 돌아가겠다는 네이버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실무협의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8일 부동산정보업계는 네이버의 플랫폼 개방 선언이 실질적인 상생으로 이어지려면 입점이나 서비스 제공 형태에 대한 세부적인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상생합의가 구속력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빨리 실무협의를 개최해 이를 구체화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정보업체마다 사정이 달라 네이버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 개편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전격적인 플랫폼 개방 선언에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계에 던진 충격은 컸다.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기를 타고 급성장하던 부동산정보업계는 2003년 네이버의 부동산 진출에 이어 2007년 확인매물 서비스가 시작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 통계의 사각지대를 현장탐방이나 설문 조사 등으로 보완하며 나름 부동산 산업 발전을 위해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텼지만, 포털의 영향력 앞에서는 무력했다.

A업체는 100억대를 헤아리던 매출이 두자릿수로 떨어졌고 B업체는 전혀 다른 업종의 회사에 매각됐다. C업체는 줄어드는 매출을 감당하기 어려워 상담직 등 다수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네이버는 부동산 서비스를 하고도 자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생산한 것은 없었다"며 "주택경기가 식는 시점에서 네이버가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들어와 업체들의 타격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상생협력이 말로만 끝나는 일은 없을 거라며 이른 시일 내에 실무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직접 부동산 사업을 했던 이유는 정보의 신뢰를 확보해 이용자 후생을 늘리려 했던 것"이라며 "허위매물 등의 우려가 사라진 만큼 플랫폼 사업자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매물 등 업무는 외주를 준 것이 많아 사업철수에 따른 내부 변화는 크지않다"며 "이용자들의 사용 환경도 이전과 다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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