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트러스톤 자산운용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그동안 삼성자산운용과 브레인자산운용이 강력한 2강 구도를 갖추고 있었으나 트러스톤운용이 합세해 3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중순 첫 한국형 헤지펀드 상품인 '트러스톤 탑건 코리아 롱숏 헤지펀드'를 출시해 사흘 만에 1천억원의 자금을 쓸어모은 것은 이 운용사의 탁월한 운용 능력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9일 나상용 트러스톤운용 마케팅 본부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형 헤지펀드가 만들어지기 전에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해 미리 헤지펀드 운용을 준비해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실제로 지난 2007년 말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세워 헤지펀드를 운용해 왔다. 2006년부터 홍콩 헤지펀드에 한국 주식 롱숏 상품에 대한 자문을 한 것까지 고려하면 7년 이상 롱-숏펀드 운용 경험을 축적해온 셈이다.

운용 규모도 남다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출시 한 달이 채 안 되는 상황에서 1천4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한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롱숏펀드인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50(주식혼합)'과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30(채권혼합)', '트러스톤 롱숏 사모(주식혼합)',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국과 아시아 주식 대상 롱숏 펀드 2개를 합하면 총 운용규모가 9천500억원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롱숏펀드를 가장 오래된 노하우로 운용해온 셈이다.

트러스톤운용에 한국형 헤지펀드란 새로운 분야의 진출이 아니라 축적된 운용 능력을 발휘하는 시장인 것이다.

시장에서 트러스톤운용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수익률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인 `탑건펀드'는 3주 동안 2% 수익률을 기록했고, 연 1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운용하는 2개의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3~15%에 달하고 있다.

나 본부장은 "헤지펀드를 운용할 때 언제 팔고 언제 살 것이냐 등의 타이밍보다는 주식을 선별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탁월한 종목 선별 능력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운용은 기업을 선정할 때 기업의 이익 대비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분석한다.

기업의 앞으로 3년 이상 이익을 추정해 현재 가격이 펀더멘털 대비 싼지, 비싼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나 본부장은 "주식시장은 심리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적정가격보다 크게 오르거나 크게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가격 모멘텀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운용에서는 특히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나 본부장은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것이 롱숏펀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다른 회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10%로 설정해 주식시장 변동성보다 안정적으로 운용을 한다면 연간 15% 수익률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러스톤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앞으로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도 저금리 저성장 구조로 진입한 상황에서 헤지펀드는 포트폴리오 구성에 꼭 필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 본부장은 "전 세계 헤지펀드 규모가 2조4천억달러인데 이는 세계 공모펀드 규모의 8%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330조원의 펀드마켓에서 한국형 헤지펀드 비중이 0.45%에 그치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은 최대 10%까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해 IT와 금융주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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