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완성차업계가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상반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수요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노조 파업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4조5천50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조2천750억원으로 7.7%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11.0%에서 9.6%로 떨어졌다.

기아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4조1천974억원과 1조8천305억원으로 0.6%, 21.0%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239만919대와 144만5천431대로 9.5%와 3.6% 증가했지만, 내수부진과 1분기 리콜 충당금,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은 떨어졌다.

질적 성장을 내세우며 '제값 받기'에 나서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수익성 저하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자동차시장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해외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올해 목표대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파업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차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올 상반기 국내 6만5천203대와 수출 33만6천289대 등 총 40만1천492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9% 감소했다. 르노삼성도 8만3천62대를 팔아 29.3% 급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노조의 파업과 후유증으로 오랜 진통을 겪던 쌍용차의 경우 전년보다 28.1% 증가한 6만9천460대를 판매해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가 각각 2만6천613대와 1만6천615대 판매돼 실적을 이끌었다.

쌍용차를 제외하고 상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완성차업계에 수입차 판매호조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입차 7월 누적대수는 전년동기대비 22.5% 늘어난 8만9천440대에 이른다. 내수점유율은 10.1%로 1.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수입차 공세가 현대ㆍ기아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73.6%로 여전히 높고 하반기부터 신차사이클이 돌아오면 판매증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차 가뭄을 겪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아반떼 신형과 쏘울 페이스리프트, QM3, K3쿠페 등이 출시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판매량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반기 국내 자동차업계에 현대ㆍ기아차 노조의 파업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의 경우 열두 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현대차는 약 1조6천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실시되는 노조 선거에서 현 집행부가 재집권하려면 협상 성과물을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4~5일 정도의 부분파업을 넘어서는 총파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