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신흥시장 자산이 끝모를 매도세를 겪는 가운데 신흥시장의 문제를 두루 가진 인도에 개혁의 요구가 거세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경상적자를 줄이고 구조 개혁을 해야 최근에 나타난 루피화 급락과 같은 금융시장 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봤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8일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BBH)의 일란 솔로트 스트래티지스트를 인용해 "인도가 신흥시장의 복합적 취약성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루피화 하락을 막는 이상적인 길은 당국이 예산적자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 끝난 회계연도 인도의 경상수지 적자는 88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4.6%다. 이는 1년 전보다 100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경상적자를 메우려면 해외 자본이 지속적으로 인도 시장에 유입돼야 하지만 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이탈했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컬러스 스피로 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리먼 사태 이후 신흥시장에 가장 큰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말했다.

다른 신흥국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지 주식, 통화 등 자산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Fed가 부양책까지 접으면 이들 자산 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도중앙은행(RBI)이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한다.

솔로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인도가 2천5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면서 "(그동안 나온) RBI의 소심한 개입과 인도 정부가 내놓은 중장기 조처가 루피화 투자심리를 높이는 데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점차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RBI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밴사이트의 아난타 나제스와란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인도의 경제 위기는 통치의 문제인데 이를 정부가 고스란히 떠맡게 됐다"면서 "RBI가 경상수지 적자를 낮추고 장기 성장 전망을 제고하는 총통화를 부양하는 측면에서 경제에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다.

HSBC의 프레데릭 뉴먼 헤드는 "인도 성장률이 몇 년간 정부가 원하는 9%대로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이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정부는 광범위한 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며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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