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차세대 TV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 경쟁사인 LG전자에 뺏긴 '초반 주도권'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면서 관련 특허를 대거 보유한 업체를 인수해 기술 선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 'OLED TV' 경쟁력 강화 조치…'가격 인하 & M&A' =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55인치 '곡면형(커브드) OLED TV' 가격을 기존의 1천5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본격적인 제품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가격을 34% 내린 점이나, 이미 1천500만원에 제품을 산 소비자에겐 510만원을 돌려주겠다는 것 모두가 업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로 해석됐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곡면 OLED TV'는 유일한 경쟁사인 LG전자의 동급 모델(1천500만원)은 물론 한 단계 아래인 '평면 OLED TV(1천100만원)'보다도 10%가량 싸지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독일의 OLED 소재 전문업체인 독일의 노바엘이디에 대한 지분인수를 결정했다.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50%)과 삼성벤처투자(10%)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노바엘이디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삼성전자는 이중 40%(1천536억원 가량)의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이다.

노바엘이디는 OLED 재료와 소자 분야의 핵심 특허 등 총 출원 특허 수만 53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돼,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OLED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 LG에 '시장 선점' 뺏긴 삼성, '차별화'로 주도권 되찾기 = 삼성전자의 이런 조치는 OLED 시장에서 경쟁사인 LG전자에 뺏긴 초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OLED TV는 자체발광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 두께를 더욱 줄일 수 있고, 화면 선명도나 응답속도 등도 매우 우수해 '차세대 TV'로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TV시장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와 작년부터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작년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 55인치 OLED TV를 나란히 선보이며 '세계 최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양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 OLED TV를 먼저 양산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올해 1월 LG전자가 먼저 시판에 들어갔다.

또, 양사는 올 1월에 열린 CES에서도 나란히 '곡면형 OLED TV'를 공개했지만, 이번에도 LG전자가 지난 4월 29일 먼저 시판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6월 27일 '55인치 곡면형 OLED TV'를 선보이며 '무결점'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경쟁사보다 연이어 시판이 늦으면서 '시장 주도자'라는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지난 2006년 '보르도 TV'를 시작으로 크리스털로즈 TV(2008년), LED(발광다이오드) TV(2009년), 3D TV(2010년), 스마트TV(2011년) 등으로 매번 새로운 TV 트렌드를 주도했던 삼성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특히 경쟁사보다 양산이 늦어진 이면에는 삼성전자가 개발 과정에서 채택한 'RGB 방식'이 LG전자의 'WRGB 방식'보다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 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 것도 큰 부담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양산품 출시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이례적인 가격 하락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라며 "또 OLED 전문기업 인수를 통해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빠르게 보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OLED TV 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아 시판을 서두르지 않았던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능과 가치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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