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롯데마트가 올해 중국 신규 출점 점포 수를 연초 계획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롯데마트는 해외 사업 부문의 적자 폭이 매해 커지자 '무한 확장' 기조에 첫 제동을 건 셈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중국에서 19개의 신규 점포를 낼 계획이었지만, 이를 10개까지 줄였다.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에 105개점, 인도네시아 31개점, 베트남 4개점 등 해외 14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본거지로 삼은 중국의 경우 국내 점포 수인 102개를 이미 뛰어넘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인지도를 높이고자 롯데마트는 해외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해외 사업 적자는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9일 롯데쇼핑이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해외 마트 부분은 영업적자가 200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140억보다 42.86% 늘어난 수준이다.

마트의 문제만은 아니다.

해외 백화점의 영업적자도 180억원으로 1분기 130억원보다 38.46% 늘었다.

기타 사업부와 연결 조정에 포함된 금액까지 합치면 롯데쇼핑의 해외 사업 영업손실은 상반기에만 66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롯데쇼핑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은 1천200억원~1천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연간 영업손실 규모인 800억원보다 50%~60% 커진 수준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마트의 신규 출점 속도를 조정하고,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영업손실 규모를 작년과 같은 수준에 맞춘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측은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마트 신규 출점 조정으로 설비투자(CAPEX)가 애초 계획보다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국내와 해외 전체 CAPEX 계획은 2조2천억원이었다.

이 중 해외부문 5천억원에서 1천억원을 줄이고, 국내부문도 줄여 현재는 1조9천억원 수준으로 줄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쇼핑은 CAPEX를 1조9천억원보다 더 줄이고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쟁 격화로 글로벌 대형마트들도 현지 점포 철수에 나서고 있다"며 "롯데그룹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계획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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