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그리스 의회가 2차 구제금융을 지급받기 위한 조건인 재정긴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세계 각종 외신을 인용, 그리스가 결국 파산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최대 신문인 아이리시 인디펜던트는 그리스가 디폴트 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오는 몇 주간, 이르면 며칠 안에, 그리스 사태가 급박해져 결국 디폴트 할 것"이라며 "그리스는 스스로 유로존을 떠나거나 쫓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스테판 카이저도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카이저는 "유럽 정부 협상자들이 한 번 솔직해진다면 그리스에게 선택권이 '파산'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전문 블로그인 '그리크 레프트 리뷰(Greek Left Review)'를 운영하는 파나기오티스 소티리스는 "중요한 것은 그리스의 디폴트 여부가 아니라 시기이다"라고 경고했다.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인 코스타스 라파비타스는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그리스는 자발적 헤어컷(손실 부담)이라는 가식에서 벗어나 디폴트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그리스가 디폴트할 경우 그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헤더 스튜어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스의 파산은 유로화에 긍정적이다"라며 "그러나 이에 대한 대가는 클 것이고 시장의 혼란 또한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리시 타임스도 "그리스 디폴트 사태를 그 어떤 방법으로 관리한다 해도 유로존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주변 재정 불량국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리스 의회는 지난 12일 자정을 넘긴 시각 재정 긴축과 경제개혁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이 199표, 반대가 74표로 과반수를 넘겨 통과시켰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15일 열리는 추가 긴급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집행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유로그룹의 조건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비준하고 정부가 올해 긴축 목표치인 3억2천500만유로를 어떻게 달성할지 세부 계획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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