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환 KDB산업은행 차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물 흐르듯 겸손하게 트레이딩을 하려고 합니다"

허정환 KDB산업은행 차장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할 때 이렇게 말했다. 달러-원 스팟데스크에 들어온 지 아직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울외환시장의 빠른 흐름에 물 흐르듯 적응하겠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허정환 차장은 2003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2005년 금융공학실에서 딜러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후 금리옵션과 주식옵션, 코퍼레이트(대고객) 부문을 거쳤다.

이후 2008년 지점으로 배치됐고, 본점 검사부를 거쳐 지난해 트레이딩부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트레이딩부 내에서 직접 딜링을 하지 않는 기획부문에서 일했던 만큼, 이번 인사이동으로 그는 5년 만에 다시 일선으로 배치된 셈이다.

그만큼 딜링머신 앞으로 돌아온 허 차장이 느끼는 소회는 남다르다.

그는 "다시 돌아오며 입행 후 주니어 딜러로 처음 시작할 때의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딜러가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고 느낌을 전했다.

허 차장은 시간이 지나며 딜러로서의 관점도 달라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2~3년차 주니어 딜러로 가졌던 생각과, 10년차 차장급 딜러의 관점이 서로 다름을 체감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5년 전 금리옵션과 주식옵션 등을 거래할 때와 현재는 느낌 자체가 다른 것 같다"며 "주니어 딜러 시절에는 막 지르면서 먹고 깨지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딜링머신에 앉아보니 예전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판단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부문을 맡은 만큼, 그가 달러-원 스팟 시장을 대하는 태도도 신중했다.

허 차장은 "달러-원 스팟 시장이 이전에 맡았던 금리ㆍ주식옵션 시장보다 훨씬 역동적인 것 같다"며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와 직접 연관된 만큼 시장 분위기도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딜링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지만, 역시 시장 상황에 맞춰 거래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무엇보다 내가 가진 시각과 시장의 컨센서스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조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허 차장은 달러-원 스팟 시장에 '연착륙'하는 것이 하반기 목표라고도 밝혔다.

그는 "이제 딜링머신에 다시 앉은 지 2주 정도 됐지만, 시장에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주 동안 스팟 거래를 하면서 시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또 허 차장은 "달러-원 스팟 시장이 기초자산 시장이고, 은행 입장에서 중요한 업무인 만큼 당연히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훌륭한 동료와 함께 팀을 이뤄 거래하면서 점차 피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말에 허정환 차장은 "주니어 딜러로 딜링룸 처음 올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물 흐르듯 겸손하게 딜링에 임하려고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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