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현재 한국 기업의 대표 `아이콘'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다.

특히 40여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은 소비자들의 선택 이 수입차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입증된다.

1968년 현대차 최초모델인 코티나가 나온지 40여년이 지난 현재 해외의 시각이나 평가도 세계 일류에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100대 브랜드 중 하나이며, 자동차 판매량 세계 5위의 회사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도 그렇다.

렉서스나 벤츠, BMW에만 호의적인 줄 알았던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최근 `현대차가 BMW·아우디보다 낫다'는 평가를 하는 가 하면, 세계 언론들도 현대의 중대형 차종들에 대해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설립 당시 포드의 위탁을 받아 차체를 단순 조립해주던 회사가 반세기도 채 안 돼 세계 일류 대접을 받게 됐다는 건, 현대차가 국력 상승을 견인한 대표 기업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경영자의 리더십은 물론, 사원들의 합심, 국가적인 지원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하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현대차의 어두운 면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노사 문제다. 더 정확히는 회사 내부적인 `정치적 갈등' 문제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현대차 노사 갈등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부분 국민들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고, 사측과 노측의 입장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갈릴 정도다.

누구도 현대차에 문제가 생기길 바라지 않는다. 국내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현대차의 지위나 이슈가 국가적인 쟁점임을 인지하는 노측과 사측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나 방침에 정치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쟁의행위는 근로자의 헌법상 권리인 것은 맞지만 이를 빌미로 순수한 노동쟁의가 아닌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그것 역시 법의 규제가 불가피하다.

단순하게 보면, 사측은 "노조의 파업은 회사를 해외로 내보내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므로 노조 스스로 밥그릇을 걷어차는 행동"이라고 마치 조롱하듯 노조를 압박하고, 노조는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임단협 요구안을 양보하지 않는다.

하지만 양측의 격한 대립 이면에 정치적인 이유들도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노조 집행부는 임박한 차기 지도부 선거에서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무리인 줄 알면서도 `허세'를 부리는 격이고, 사측은 새 경영진들의 대노조 공과를 세우려고 한치 양보란 있을 수 없다고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양자 이러한 태도 모두 `본업'과 무관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싸움으로 기를 소진하는 형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여전히 최고가 아니다. 해외시장에서 렉서스나 벤츠, BMW와 현대차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은 현대차의 품질과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냉혹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

내수시장에서도 현대 로고를 단 차량 판매대수 증가율이 둔화된다고 말로만 우려할 일이 아니다. 국내소비자들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현대차 노사 모두가 교만해지는 게 아닌 가 싶다.

렉서스나 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국내 정비서비스센터 숫자만 늘리면 현대기아차를 국내 시장에서도 압도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은 금새 현실화될 수 있다.

내수 소비자들이 국익을 고려해서 계속 현대차를 타 줄리는 만무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성능과 가격의 적정성과 서비스의 질만을 따진다. 회사 내부의 정치적인 의도 따위는 소비자들이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현대자동차 노사는 인지해야 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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