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골드만삭스가 또다시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을 위한 주관사 자리를 내놨다.

2008년 5월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주관사로 선정됐다 자격 문제가 거론되면서 지위를 박탈당한 이후 5년만이다.

이번에는 스스로 매각주관사 지위를 포기한 게 5년전과는 다를 뿐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보유중인 대우조선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의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 실무 작업을 맡길 주관사로 선정했던 골드만삭스-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자진해서 반납했다.

금융위는 올해 2월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시한이 만료되면서 대우조선 지분 19.1% 가운데 17.15%를 넘겨 받아 매각 작업에 착수했고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 컨소시엄은 주관사로 선정된 이후 대우조선 노동조합과 IB업계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이해상충과 관련한 논란의 대상이 됐다.

노조는 골드만삭스가 2008년 산은의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해상충 문제로 자격을 박탈당했던 것을 사례로 들면서 금융위의 주관사 선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2008년 당시 대우조선 매각주관사로 선정됐던 골드만삭스는 중국 조선소 투자 문제로 인한 이해상충 이슈가 부각하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2007년 헤지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의 룽성중공업에 약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하고, 2008년에도 양판조선의 지분 20%를 자기자본투자 방식으로 취득한 게 논란이 됐었다.

중국 조선사와 지분 관계가 있는 골드만삭스가 국가 기간산업체인 대우조선의 매각 작업을 수행하는데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크게 불거지자 산은은 이해상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골드만삭스가 이를 거부하자 결국 지위를 박탈했다.

당시 산은이 골드만삭스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조건을 계약서에 담자고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주관사 계약 자체가 틀어진 측면도 있었다.

이번에는 당시와는 사정이 다소 다르지만 역시 이슈는 이해상충이었다.

금융위는 대우조선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할 계획인데 골드만삭스가 매수자로 참여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가 문제가 된 것이다.

'자문사 역할을 하는 골드만삭스'와 '주식거래 참여 당사자로서의 골드만삭스' 사이의 구분을 어떻게 명확히 해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할 지가 관건이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한 방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차라리 주관사 지위를 내놓기로 했다.

골드만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삼성증권도 이해상충 문제에 시달렸다.

대우조선 노조는 대우조선과 경쟁업체인 삼성중공업이 삼성증권의 계열이어서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었다.

삼성증권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골드만삭스가 주관사 지위를 자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데 따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금융위는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주관사 지위를 자진 반납한데 따라 차우선협상대상자였던 크레디트스위스-현대증권 컨소시엄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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