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 국제금융시장의 최대 이슈는 미국 국채금리의 폭등이다. 지난 주말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2.864%까지 올랐다. 5월 초 1.6%선에 머물던 10년물 금리는 이제 3% 고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작년 7월 1.38%를 찍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셈이다.







<美 10년물 금리의 일봉차트>



미국 금리가 오르는 것은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연준은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tapering)으로 요약되는 양적완화(QE) 축소 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연준의 QE 축소를 염두에 두고 가격에 반영해 나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권시장에서 탈출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건 그 때문이다. 최근 3개월간 미국의 채권 펀드는 극심한 자금이탈을 겪었다. 금리가 계속 오르게 되자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채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물이 매물을 부르고 가격은 떨어지는(금리는 오르는) 상황이 계속된 것이다. 미국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QE가 없다고 가정하면 10년물 금리의 적정 레벨은 3.5~4.0%로 본다.

금리가 오르자 연준의 QE 축소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온갖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연준이 출구전략 시기를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모기지 금리도 올라 가계와 기업에 모두 부담이 된다. 버냉키 의장은 출구전략 시간표를 제시할 때 미국 경제 상황을 봐가면서 QE 축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금리급등이 미국 경제 회복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QE 축소 시기를 미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UBS는 연준이 QE 축소 시기를 9월 이후로 연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쪽에선 연준이 예정대로 QE를 축소하되, 아주 작은 규모로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요구와 당국의 의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은 100억달러 축소다. 연준은 현재 월 8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월가에선 연준이 예정대로 QE를 축소한다면 월 200억~250억달러 가량 줄이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은 월 600억~650억달러 수준의 국채를 매입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채권시장의 불안감을 감안할 때 QE 물량을 저렇게 많이 줄이면 충격이 될 수 있으므로 월 100억달러 수준의 QE 축소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0억달러 미만의 QE 축소는 하나마나 한 조치라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시장은 앞으로 미국의 채권시장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그 안에 모든 가격변수와 정책변수의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미국 채권시장을 움직일 변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과 미국의 주택지표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금리 상승에도 미국 주택시장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주말에 열릴 잭슨홀 회의는 '김빠진 맥주'같은 회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 버냉키 Fed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 등 뉴스메이커들이 불참하기 때문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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