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여의도 크레디트 시장의 애널리스트들이 '크레디트밴드'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인다.

알음알음 모여 '크레디트피플'이란 이름으로 명백을 유지하던 모임이 2010년 말께 슬그머니 사라진 뒤 3년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기업의 크레디트 분석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들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크레디트밴드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략 80여명 수준.

주식시장 분석이 대세였던 증권업계에서 최근 몇년간 크레디트시장을 분석하는 업(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크게 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숫자다.

물론 증권사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 뿐 아니라 자산운용업계의 인하우스 애널리스들까지 참여하면서 인원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크레디트밴드의 목표는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집단지성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뷰(view)를 가졌지만 시장을 분석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지향점을 위해 서로의 머리를 빌리고 빌려주는 장(場)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들에게 상대적으로 정보 제공에 박했던 기업들을 상대로 한 힘도 키울 계획이다.

기업들에게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분석을 할 수 있도록 협조 창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간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들은 개별 기업들을 접촉해 기업탐방에 나서거나, 소수의 애널리스트들만이 기업설명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었다.

앞으로는 크레디트밴드를 구심점으로 해 기업탐방의 기회를 늘리고 투자 분석을 위한 의견과 정보의 교환도 늘릴 예정이다.

특히 크레디트에 포커스를 맞춘 기업설명회를 가급적 많이 열어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기업가치에 주목하는 주식 분석과 달리 재무구조에 포커스를 둔 크레디트 분석에 기업들은 그간 불편해 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자금조달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금리비용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재무상황에 대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STX그룹처럼 재무상황이 제대로 시장에 전달되지 못하면서 홍역을 치뤘던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인식 변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

크레디트밴드는 내달 14일 우리투자증권에서 첫 모임을 갖는다.

최종원(삼성증권), 임정민(우리투자증권), 김상훈(신한금융투자)와 김준민(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등 4명이 간사를 맡고 있으며,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총무를 담당한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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