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선 진입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채 금리 급등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록을 앞둔 부담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미국이 오는 9월부터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속에 10년만기 미국채수익률은 한때 2.890%까지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외환시장도 9월 미국 자산매입 축소에 베팅하면서 짧게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오는 21일에 발표될 FOMC 정례회의 의사록(7월30~31일 내용)을 확인하려는 시장 참가자들도 달러 매수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인도 루피화 등 아시아 이머징통화는 불안한 모습이다. 루피화는 4년 만에 달러대비 가장 약세를 보였고, 인도 경제는 위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도 약세를 보였다. 경상수지 적자를 나타내는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아시아통화가 전반적으로 출렁이고 있다.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아시아통화 약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나 시장 심리가 위험회피 쪽으로 기울면 달러 매수가 그나마 낫기 때문이다.

달러화 1,110원대에서 줄곧 등락하던 흐름 속에서 미국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한차례 1,120원대 진입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달러화가 모처럼 1,120원대로 오르면 수출업체들도 매도에 나서기 좋은 레벨로 볼 수 있다. 최근 1,110원대 좁은 박스권이 이어졌던 만큼 1,120원대 위에서는 매도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70.73포인트(0.47%) 하락한 15,010.74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21.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5.60원)보다 3.6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9.00원, 고점은 1,122.3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화는 1,12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1,110원대 박스권 장세에서 미국채 금리 급등과 아시아통화 약세가 겹치면서 매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120원대로 오르면 수출업체 네고물량 유입 등을 의식하면서 상승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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