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훈의 수요라운지> `금융 포퓰리즘 이제 그만!"
<김경훈의 수요라운지> `금융 포퓰리즘 이제 그만!"
  • 승인 2012.02.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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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필자는 2011년 6월29일자 본 칼럼에서 유럽은행채권 편입에 따른 美 MMF 부실과 한국 정치권의 부실저축은행 5천만원 이상 저축자 구제 움직임을 비교한 바 있다.(`<김경훈의 수요라운지>`재탕삼탕' 부실 금융정책 이유는' 참고)

당시 거듭되는 금융위기에도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미국 금융 당국과 한국 정치권의 대중영합적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칼럼의 주제였다.

8개월이 흐른 오늘, 이 두 사건에 대한 美 금융당국과 한국 정치권의 해법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과거 칼럼에서 필자가 비판한 바 있는 美 금융당국은 MMF업계 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착실히 밟아가고 있는데 반해 한국 정치권은 아예 공개적으로 예금자 보호 범위를 벗어난 보상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美 SEC는 2.7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MMF업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화된 편입자산 기준 마련은 물론 이 펀드의 투자성 강조를 위해 변동 기준가격 고시제도의 시행을 들고 나왔다. 이는 투자대중에게 MMF가 안정적인 투자수단임에는 분명하나 원본손실이 가능한 투자상품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다시 말해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원본 이하로 MMF가치가 하락해도 과거와 같이 예금에 준하는 원본보장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란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정치권은 금융당국의 부실감독 책임에 따라 저축은행 예금자가 손실을 입었으므로 예금보장 한도를 초과하여 예금은 물론이고 후순위채권까지 보상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예금보호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방안이 표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무리한 추진이다 보니 추가보상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피해자들의 반발이 이미 감지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거부권 행사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소급입법의 위헌성, IMF사태 이후 줄곧 5천만원 한도를 적용 받은 과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논란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러한 대중영합적인 발상이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를 그것도 여야합의로 통과했다는 사실은 한 국가가 갖는 공식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자체가 붕괴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의 시스템은 정치인들의 표를 얻기 위한 일탈적 행위를 막지 못하는 것이다.

하긴 국민 대부분이 원하는 것으로 조사된 생활의약품 수퍼 판매도 6만 약사가 두려워 시행하지 못하는 정치권이니, 8만에 달하는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얼마나 두려울 것인지 짐작이 가기도 한다. 정치권의 동 사안 추진 소식에 새삼 놀라는 국민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운 상황이 되어버린 듯 하다.

최근 그리스의 긴축방안이 그리스 정치권의 동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한 바 있다. 정치권의 동의에도 불구하고 긴축방안이 제대로 실행될 것이란 시장의 믿음이 없었던 것이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스 정치권이 시장의 신뢰를 이미 잃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국 정치권에 대한 신뢰 역시 그간 높은 편이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으나 이번 사태는 `확실히' 신뢰를 져버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산업증권부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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