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만기 회사채 2천800억 차환지원 신청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맞는다.

현대상선에 주채권은행이 생기는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3년만이다.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와중에 당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현대그룹을 상대로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요구하자, 대출금을 모두 상환해 버리면서 관계를 청산한 탓에 현대상선은 그간 주채권은행이 없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회사채 정상화 방안에 참여하기로 하고 10월28일 만기가 돌아오는 2천800억원의 회사채 차환을 위해 산은에 지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채 차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주채권은행과 여신거래특별약정을 맺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산은이 자연스럽게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을 맡게 되는 것이다.

현대상선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 등 총 익스포저 가운데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의 비중이 약 6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정책금융공사 보다 익스포저 비중이 조금 더 많아 주채권은행의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정부의 회사채 차환 지원을 신청할 경우 '낙인효과'로 평판리스크가 확산할 것을 우려해 그동안 고심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향후 자금조달 편의성 등을 고려할 때 산은의 지원을 받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외환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청산하면서 그간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 비중을 높여왔다.

해운업황 침체로 적자를 거듭하고 차입부담도 확대되면서 재무구조도 나빠진데다 신용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시장성 조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회사채 차환 지원을 신청하고 산은을 주채권은행으로 맞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점을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산은이 국책은행으로서 해운, 조선, 건설 등 소위 취약업종 기업의 지원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어 현대상선에게 산은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상선은 회사채 차환 지원 신청과 함께 산은의 보증을 받아 영구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검토하는 등 산은과의 협력 관계를 넓히려 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여의도 산은 본점을 찾아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대기업 총수가 국책금융기관을 직접 찾아 간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어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홍기택 회장 역시 올해 4월 취임 이후 대기업그룹 총수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이 처음이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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